화장실 7

방귀와 대변

방귀와 대변 엊그제 찾아온 스산한 바람이 빨강, 노랑, 갈색 나뭇잎을 주워 모아 길게 이어진 숲속 길 여기저기에 꽃방석을 만들어놓고 어디론가 조용히 사라진 줄 알았는데, 또다시 찾아온 강한 바람이 방석을 모두 망가뜨리는 걸 보니, 겨울이 가을을 쫓아내려고 작정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여기저기서 나무들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마친 후 천천히 내려오는데 후배 한사람이 갑자기‘뿌~우~우~’하며 방귀 소리를 내더니 “죄송합니다. 갑자기 그게 나오네요.”하며 미안한 웃음을 웃는다. “괜찮아! 자네는 장(腸)이 건강해서인지 냄새가 별로 나지도 않네.”선배의 말씀에 “그러면 장이 나쁜 사람은 냄새도 고약할까요?” “고기 같은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은 냄새가 더 고약하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장이 나..

꼼지락 거리기 2022.01.29

중국 고속도로 휴게소

중국 고속도로 휴게소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던 저의 가족은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중국 고속도로 남자 화장실인데 옛날에 비하여 무척 깨끗하였습니다. (실제로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화장실에 가면 지린내 때문에 곤욕을 치르곤 하였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무엇하는 기계일까요? 공기를 순환시키는 기계 같았습니다. 중국 광저우로 가는 고속버스라고 합니다. 중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우리나라처럼 여러가지 먹거리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호떡과 소세지 비슷한 것 밖에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저의 가족은 또다시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중국 광저우3 2021.07.27

병원 화장실에서

병원 화장실에서 아침 7시 반경 세수를 하려고 광주의 대학병원 병동(病棟) 화장실로 들어서자 청소하는 아주머니께서 얼룩진 바닥을 부지런히 닦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수고가 많으십니다. 그런데 바닥에 무엇이 그렇게 많이 묻었답니까?” “어젯밤 누가 화장실에서 변(便)을 보았는데 변기에 앉지 못하고 바닥에다 본 모양인데 나오면서 그걸 밟았는지 여기저기 묻어 있네요.” “아니 누가 대변을 변기에 앉아 보지 않고 바닥에다 본답니까? 혹시 아주머니 골려주려고 심술부린 것 아닐까요?” “심술부리는 것은 아니고 여기는 밤이면 보호자 없이 환자들만 계시니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 없이 혼자 화장실에 오시면 링거 줄이라든가 그런 것 때문에 변기에 앉을 수 없는 경우도 있어 할 수 없이 바닥에 변을 보는 경우가 있거든요..

꼼지락 거리기 2021.07.10

중국 광저우 온천 가는 길

중국 광저우 온천 가는 길 그날 오후 저의 처남이 "매형 바람이나 쐬고 오시게요." 해서 따라 나섰는데 '온천으로 간다!'고 하였습니다. 중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입니다. 공중 화장실 앞에 붙어있는'向前一小步(향전일소보), 文明一大步(문명일대보)' ‘한 발짝만 더 앞으로 가면 우리도 문명국가가 될 수 있다.' 라는 뜻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남자 화장실에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라는 뜻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공중 화장실은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먹거리들인데 우리나라에 비해 다양한 먹거리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저의 가족은 다시 온천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온천을 향하여 달리는 차안에서 바라보는 밖의 풍경은 ..

중국 광저우3 2021.05.04

"그 시절의 추억이 묻어있어 그럴까?"

“그 시절의 추억이 묻어있어 그럴까?” ​ ‘꼬~끼~오!’동녘의 햇님이 아직 출근도하기 전 이른 새벽부터 멀리 장 닭들의 외침소리가 들려오면서 아직 퇴근도 못한 달님은 이제야 천천히 퇴근 준비를 하는데, 한 여름 날씨로 접어들면서 매일 무성하게 자라나는 잡초들과 전쟁을 치르는 동네 아저씨는 오늘도 변함없이 어른 키 높이만큼 자라버린 풀을 베어내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었다. 선배(先輩) 두 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한적한 오솔길을 걷다 커다란 대(竹)밭을 지나는데 하얀 바탕에 검은 페인트 글씨로‘죽신 끈어가지 마시오. 적발시 고발하겠음. 주인 백.’이라고 써진 커다랗고 아주 오래된 간판(看板)이 보였다. “형님! 저런 간판이 있는 걸 보면 옛날에는 주인 모르게 죽순(竹筍)을 많이 꺾어갔을까요?”묻자“..

꼼지락 거리기 202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