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버린 고라니 어젯밤 강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동장군은 온 몸이 얼어붙을 정도의 시리고도 차가운 바람을 쉼 없이 쏟아 부으며 마을 여기저기를 마구 싸돌아다니더니, 오후가 되자 하얀 싸락눈을 조금씩 떨구며 심술까지 부리는데, 전봇대 위의 까치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까~악~깍’계속해서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일이어서 시간에 맞춰 집결장소에 모여 오늘의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을 태운 차가 부지런히 산을 향해 달리고 있을 때 옆에 앉아있는 후배가 말문을 열었다. “엊그제 제가 봉화산을 다녀왔거든요.” “그랬던가? 그러면 산을 종주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던가?” “약 4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형님도 잘 아시다시피 그렇게 힘든 산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