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운동은 정말 힘들어!

큰가방 2019. 6. 29. 11:57

운동은 정말 힘들어!

 

5월이 시작되자마자 날씨는 마치 한 여름으로 달려가려는 듯 매일 26~7도까지 오르내렸던 수은주가 엊그제 한차례 비가 내리면서,

다시 예년의 기온으로 돌아온 듯 하늘에서 잔잔하게 내리는 밝고 고운 햇살이 온 누리에 골고루 퍼지면서 붉은 장미와 빨간 철쭉 등

 

여기저기 수많은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나 우리를 즐겁게 해 주고 있었다. 공과금(公課金)을 납부(納付)하려 우체국(郵遞局)을 찾았다.

그리고 순서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등을 토닥이는 느낌이 들어 뒤 돌아보았더니 옛날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다 퇴직(退職)한 여직원이었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여직원의 인사에 그냥 열심히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 어디 나가세요?”

아직은 누가 불러주는 사람도 없네요. 그런데 지금은 어디 사세요?” “저는 광주(光州)서 살아요.” “그러면 건강은 좋으신가요?”

 

옛날 근무할 때보다 더 안 좋아요.” “내가 보기에 몸매 관리는 안하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러네요. 그러면 어디가 안 좋은데요?”

직장 생활할 때는 자꾸 움직이니까 그래도 몸무게 걱정은 없었는데 퇴직을 하고보니 자꾸 살이 찌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걱정이에요.” “그러면 운동(運動)을 하면 될 텐데 그러세요?” “근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제가 직장에 근무할 때 탁구를 좋아했거든요.” “그랬지요. 그때는 한참 젊었을 때라 시합도 많이 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게 잘 안되던가요?”

 

잘 안되는 게 아니고 처음 퇴직하고는 탁구장에 열심히 다녔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무릎이 조금씩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가 보셨나요?” “그게 많이 아프면 병원에도 가보고 할 텐데 탁구를 치지 않으면 괜찮고 그래서 조금 있으면 좋아지겠지!

 

생각하고 안 갔어요.” “그러면 지금은 어떤가요? 탁구는 좁은 공간에서 하지만 몸을 많이 움직이는 상당히 격렬한 운동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날이 갈수록 더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무릎이 좋아질 때까지 당분간 탁구는 치지 말아야겠다.’하고는 안 나갔거든요.

 

그런데 집에만 있으려니 우울증이 생기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수영을 해 보시지 그랬어요? 그 운동은 무릎에 그렇게

큰 부담은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하러 갔거든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물에만 들어가면 머리가 깨질 듯 아프더라고요.”

 

왜 그랬을까요?” “그래서 병원에 갔는데 담당 교수님께서 머리에 사진 촬영을 해 봐야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촬영하고 며칠 후 갔더니 사진을 보여주며 자세히 설명하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머리에 핏줄이 좁아져 물에 들어가면

 

수압 때문에 그 부분이 눌리기 때문에 수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나요?”

그랬지요. 괜히 오래 살겠다고 운동 좀하다 그게 터지면 큰일 아닌가요?” “그러면 지금은 무슨 운동을 하세요?”

 

그러던 어느 날 저의 딸과 함께 시청 앞을 지나는데 무상(無償)으로 자전거를 대여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제 딸까지 두 대를 대여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잘 타고 있나요?” “그래서 처음에는 공원에서 조금씩 타고 다니다 어느 날 보니까 광주에서 담양까지

 

자전거 도로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 딸과 함께 그 길을 따라 열심히 달렸어요.” “재미있던가요?” “그런데 담양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상당히 멀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가셨나요?” “아니요! 중간에 너무 힘이 들어서 저의 아들에게차를 가지고 데리러 오라!’

 

전화했더니 아들이 엄마 운동도 좋지만 제발 이런 짓 좀 하지 마!’그러더라고요. 아이고! 운동은 정말 힘들어요.”


전남 보성군 회천면 회령리 대한다업 제2농장 봄 녹차밭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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