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방아다리의 내력

큰가방 2019. 6. 15. 15:00

방아다리의 내력

 

4월이 시작되면서 천천히 찾아올 것 같던 봄()은 무엇이 그리 급했던지 개나리와 영산홍 메조꽃 등 수많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기

시작하더니 엊그제부터 새들을 불러 노래 연습을 시켰는지, 이른 새벽부터오로록~ 오깨옥!” “! ! !” “~! ~! !”

 

새들의 합창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는데, 어제와 오늘은 마치 초여름처럼 섭씨 25도가 넘어가는 날씨로 변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하늘에 짙은 먹구름과 함께 비가 오려는 듯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전남 보성읍 관주산에서 선배(先輩) 한분과 함께

 

()을 내려오면서 형님! 요즘 고사리가 나온다는데 혹시 많이 나오는 장소 알고 계세요?”물었더니 고사리가 올라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그런가?” “요즘 시장에는 많이 나왔더라고 저의 집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저쪽 차독고개 쪽에 가면 나오기는 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조금 더 기다려야지 아직은 빠를 거야. 내 생각에는 이번 비가 내렸다

그치면 그때쯤 많이 나올 것 같거든.” “차독고개라면 어느 쪽을 말씀하시는데요?” “아니 우리 마을로 이사 온지가 언젠데

 

아직 거기도 안 가봤단 말인가?” “저는 그쪽에 갈 일이 없으니 모르는 것은 당연하지 안 그래요?” “하긴 자네는 농사도 짓지 않으니

그쪽에 갈 일이 없겠지.” “그런데 왜 차독고개라고 부른답니까? 혹시 그쪽에 차돌이 많이 나왔나요?” “옛날에 그러니까

 

그게 일제(日帝)시대 때인지 그 후의 이야기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 산에 광산(鑛山)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광부(鑛夫)들이 캐낸 차돌을 커다란 화물차로 실어냈다고 하는데 나중에 그게 나오지 않으니까 폐광(廢鑛)이 되면서

 

길도 조금씩 좁아져서 지금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나다닐 정도만 남아있더라고. 그런데 자네는 우리 마을이 왜 대판골인지 아는가?”

그것은 고려 말 야은(冶隱) 길재(吉再)의 부친께서 보성에서 대판이라는 벼슬을 하였는데 그분이 우리 마을에서 살았다고 해서

 

대판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데요.” “어떻게 알기는 제대로 알았네.” “그거야 우리 동네로 들어오는 입구에 마을의 유래를

커다랗게 써 붙여 놓았는데 그걸 모르면 되겠습니까?” “그러기는 하겠네. 그런데 지명(地名)이라는 게 그냥 아무렇게나 붙이는 것은 아니더라고,

 

봉산리 온수동이라는 마을 있지 않은가?” “있지요.” “온수동이라는 이름도언젠가는 여기에서 따뜻한 물이 나와

온천(溫泉)이 될 것이다!’라는 뜻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그 옆에 갈몰이라는 마을 있지 않은가?”

 

노산마을 말씀이지요?” “그렇지! 그곳은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양 쪽에 둑을 쌓으면 커다란 저수지가 되는데그러면 여기에

갈대가 자랄 것이다.’라는 뜻이 있다고 하거든.” “그러고 보면 옛날 우리 조상님들께서는 앞날을 훤히 내다보고 계셨던 것 같거든요.

 

우리 마을 탑산 골도 주위를 파 보면 탑 같은 것이 많이 나와 옛날에 여기가 사찰(寺刹)이 있었던 게 아닌가? 추정이 된다는데

그러면 구렁길은 무슨 뜻이 있을까요?” “구렁길은 길이 마치 구렁이처럼 이리구불 저리구불 이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그러데!”

 

형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어떻게 길 모양을 보고 구렁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그런 이름을 붙인 사람의 지혜가

정말 놀랍거든요. 그런데 방아다리는 왜 그런 이름이 붙었답니까?” “그것은 잘 모르겠는데. 옛날에 거기에 조그만 다리가 하나 있기는 있었는데

 

그게 방아다리라고 부른 것은 아닌 것 같거든. 그런데 그런 것은 이름을 붙인 사람에게 물어야지 왜 나한테 물어 곤란하게 만드는가?”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오봉산에 자리하고 있는 돌 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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