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원수 같은 코로나19

큰가방 2020. 5. 23. 17:53

원수 같은 코로나19

 

햇님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이른 새벽부터 “오~로~록 오께옥!”울려 퍼지는 휘파람새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에 부스스 잠을 깬

봄의 요정들이 여기저기 꽃향기를 배달하느라 분주한데, 양지쪽에 홀로 외롭게 피어난 노란 민들레 아가씨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부지런히 하얀 홀씨를 바람에 실어 멀리 날려 보내고 있었다. 오늘은 친구(親舊)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시간에 맞추어 식당(食堂)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서와!”하며 먼저 온 친구들이 반겨주었다.

 

“모두들 오랜만일세! 지난달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모임도 갖지 못했는데 잘들 계셨는가?” “잘 있었으니 여기 모였지 안 그런가?”

“자네 말이 정답일세!”인사를 나누며 자리에 앉아 광주(光州)에서 살고 있는 친구에게 “건강은 어떠신가?”묻자 “좋은 편이야.”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사업하는 분들이 어려움이 많다는데 요즘 어떤가?” “나도 죽을 지경일세! 자네도 알다시피

내 직업은 시골마을 회관(會館)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아서 먹고 사는 사람인데 모든 회관들이 폐쇄되었으니 어디서 장사를 할 것인가?”

 

“그러고 보니 자네는 또 그런 어려움이 있겠네. 그러면 요즘은 무엇하고 지내는가?” “모든 회관들이 폐쇄되고 나니

시골마을에 돌아다녀도 사람 구경하기 힘들고

그래서 장사하는 것을 포기하고 집에서 한 며칠 지내는데 정말 죽을 지경이더라고

 

또 마음이 우울해지면서‘이러다 내가 굶어죽는 것은 아닐까?’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더군다나 요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외출(外出)을 삼가고 그냥 집에 있으라고 야단이니 시골에는 모두 노인들만 계시는데 그 분들이 함부로 돌아다니는 것도

 

어려운 일 아니겠는가?” “그래서 계속 집에 있다가 이래서는‘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바람이라도 쐬고 오자!’

는 마음으로 차를 몰고 밖으로 나왔거든.

그리고 그냥 광주를 벗어나 시골 쪽으로 운전을 하고 가다 우연히 어느 저수지를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더라고, 그리고 그 순간 ‘아! 시간 보내기는 저게 제일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그래서 낚시를 하러 다녔든가?”

“그랬지! 그런데 자네 월남붕어라고 들어봤는가?” “월남붕어라면 블루길을 말하는 것인가?”

 

“아마 그런 것 같아 그러니까 월남전이 한창일 때 우리나라에 들여왔다고 하니까! 하여튼 그 고기가 정말 잘 잡히더라고.”

“그러면 많이 잡았던가?” “그게 낚시만 던지면 올라오니까 처음에는 그냥 잡는 재미로 낚아 올렸는데 나중에는 귀찮아지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냥 잡아서 바닥에 놓아두었는데 마침 외국인들이 오더니 그걸 달라는 거야.” “그래 주었던가?”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하면서 그걸 어디에 쓰려고 하냐! 물었더니 ‘그냥 튀겨 먹거나 그렇지 않으면 양념해서 끓여 먹으면

 

굉장히 맛있다.’는 거야! 그리고 베트남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붕어라는 물고기처럼 블루길은 베트남에서

고급 어종(魚種)에 속한다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강변을 따라 가고 있는데 물을 퍼내면서 고기를 건져내고 있더라고.”

 

“왜 물을 퍼내고 있었을까?” “내가 보기에는 보(洑)를 수리하려고 그러는 것 같았는데 어쨌든 붕어들이 펄떡거려 마침 차에 있는

비료포대로 하나를 주워 담았거든.”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 많은 물고기를 집에서 해 먹기도 부담스러워

 

그냥 고(膏)내는 집에 맡기고 집으로 돌아가면서‘집에만 틀어 박혀있는 것 보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좋은 것이구나!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끝이 나서 자유롭게 살았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장미의 계절 5월답게 여기저기 많은 장미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꼼지락 거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사리 꺽는 법  (0) 2020.06.07
농약의 허와 실  (0) 2020.05.29
집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  (0) 2020.05.16
내가 운동하는 이유  (0) 2020.05.09
무서운 마을사람  (0) 2020.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