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사촌동생이 차려준 밥상

큰가방 2021. 12. 18. 14:39

사촌동생이 차려준 밥상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휴대전화 벨이 울려 받았더니형님! 접니다.”하는 동생의 전화였다. “그래 잘 있었는가? 집안에 별일은 없고?”

다 잘 있지 무슨 일이야 있겠어요? 그런데 산소(山所)에는 언제쯤 가면 좋겠어요? 옛날처럼 추석에 다녀와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정말 답답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지금쯤은 코로나19가 끝이 나야하는데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니 그동안 사촌(四寸)들 만난 지도 상당히 오래된 것 같은데

모일 수가 없으니 문제 아닌가? 아무튼 9 18일쯤 다녀오도록 하세!” “! 알았습니다. 그러면 그날 제가 형님 집으로 갈게요.”해서

 

18일 조상님이 계시는 산소에 먼저 들려 성묘를 마친 후 금년에 96세 작은 어머니가 계신 작은집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대문으로 들어서자

작은 어머니는 울타리 옆 높이 서있는 커다란 감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토란대 껍질을 벗기고 계셨다. 그래서 작은 엄니! 작은 엄니!”불렀으나

 

대답이 없어 이번에는 더 큰소리로 작은 엄니!~~~”하고 부르자 그제야 고개를 돌리면서! 누구여?”하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아이고! 우리 조카들이 왔구나! 어서와! 어서! 얼렁 안으로 들어가자.”하는 순간 현관문이 열리면서 누구요?”하며 사촌동생이 고개를 내밀더니

 

형님 오셨어요?”하며 반가운 표정이다. 그래서 방으로 들어가 먼저 작은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그동안 잘 계셨어요?”하며

준비해간 봉투를 건네 드리자 이것은 또 멋인가?” “작은 엄니 혹시 잡수고 싶은 것 있으면 사 자시라고 용돈 째깐 담았어요.”

 

아이고! 나는 조카들한테 해 준 것도 읍는디 멋을 또 이라고 주까 잉!” “그런데 작은 엄니 혹시 어디 아픈 데는 없으세요?”

별로 아픈 디는 읍는 것 같은디 요새는 으째 그란가 귀가 잘 안 들린단 마시.” “아픈 데 없이 귀만 잘 안 들리면 그래도 다행이네요.

 

그래도 작은 엄니는 연세에 비하면 건강하신 편이에요.”그리고 사촌동생에게 동생이 와 있었네! 언제 내려오셨던가?” “한 두어 달 되었어요.

그런데 형님 집안은 다 무고하시지요?” “요즘은 코로나19만 안 걸리면 다 무고한 거야! 그런데 자네는 몸은 어떤가? 혹시 어디 아픈 데는 없는가?”

 

아직까지 아픈 데는 없네요.” “하여튼 요즘은 아픈 데만 없으면 되거든. 그런데 점심시간이니 작은 엄니 모시고 식당으로 가세!

오랜만에 짜장면 한 그릇 먹어보세!” “짜장면이요? 그건 다음에 먹기로 하고 제가 금방 밥을 할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동생이 밥을 한다고?

 

자네가 그걸 하려면 복잡할 테니 그냥 식당으로 가면 좋겠는데 그래!” “그래도 오랜만에 오셨는데 밥 한 그릇 정도는 저도 대접할 줄 알거든요.”하더니

주방으로 들어가 ! ! ! !’쌀 씻는 소리가 들리더니 무엇을 하는지 ! ! !’도마에 무엇을 놓고 자르는 소리도 들려 가만히

 

주방문을 열어보니 사촌동생이 부지런히 무슨 음식인가를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난 후 큰 상()을 가져와 펴 놓고 주방에서

반찬을 가져와 놓고 있었는데 그새 돼지고기 볶음, 계란찜, 그리고 생선도 서너 마리 기름에 튀기고 깨소금과 김치를 정갈하게 차려 내 놓았다.

 

아니 자네 언제 이렇게 음식을 요리할 줄 알았던가?”물었더니 조금 겸연쩍은 표정으로 형님도 알다시피 어머니가 금년에 96세 아닙니까?

그런데 혼자 계시게 할 수가 없어 진작부터 제가 서울에서 내려와 있었는데 어머니께밥해 달라!’고 할 수가 없어

 

제가 직접 밥도 하고 반찬도 만들다 보니 이렇게 되더라고요. 음식 맛이 어떨지 모르지만 제가 정성껏 준비했으니 맛있게 드세요.”

 

이게 무엇일까요? (단풍나무에 매달려 있는 단풍나무 씨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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