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4

오미크론 유감

오미크론 유감 어젯밤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찾아온 추위가 앞집과 옆집, 그리고 건너편집 지붕위에 하얗고 예쁜 그림을 그리며 놀다 날이 밝아오자 황급히 떠나갔는데, 아침 7시가 넘도록 늦잠을 푹 주무신 하늘의 햇님은 괜스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추위가 남기고 간 예쁜 그림들을 찾아내더니 사정없이 지워버리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려고 친구들과 식당 안으로 들어섰는데 “어서 오세요! 코로나 3차 접종 받으셨으면 여기에 큐알 코드를 좀 찍어주시겠어요.” 식당 직원의 안내에 따라 휴대폰을 꺼내 인증을 마친 후 자리에 앉았는데 ‘따르릉! 따르릉!’친구의 휴대폰 전화벨이 울리자 얼른 전화기를 꺼내“여보세요! 응! 조카냐? 그런데 혹시 집안에 무슨 일이 있냐? 뭐라고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왜? 오미크론에 감염되었..

꼼지락 거리기 2022.03.19

민물조개의 추억

민물조개의 추억 저녁 식사를 하려고 주방으로 들어서자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러 집사람에게 “오늘 저녁반찬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날까?” 물었더니 “어제 웅치(熊峙) 동생이 우렁이하고 마개를 잡아 가져왔데! 그래서 어제와 오늘 해감해서 된장국을 끓였는데 맛있을 것 같아?” “아니 요즘 시골에서 모 심으랴, 보리 베랴, 감자 캐랴, 정신없이 바쁠 텐데 우렁이 잡을 시간이 어디 있어 그걸 잡아와?” “그걸 잡으려고 해서 잡은 게 아니고 논에 모심을 물을 대려고 마을 위쪽에 있는 저수지 물을 모두 뺏던 모양이데! 그런데 모두 빠지고 나니 우렁이와 마개가 저수지 바닥에 쫙 깔려있어 그냥 두기 아까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주웠다고 그러데!” 하면서 전라도에서는 마개라고 부르는 어른 손바닥만큼 큰 민물조개..

꼼지락 거리기 202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