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3

슬레이트의 추억

슬레이트의 추억 언제부턴가 소리 없이 우리 곁을 찾아온 봄이 산과 들에 초록과 연두색 물감을 부지런히 칠하다가 힘이 들었는지 잠시 허리를 쭉 펴고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니, ‘안 되겠다!’ 싶었는지 지나가는 새들을 모두 불러 모아 아름답고 멋진 합창을 하게 하면서 오가는 길손에게는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선배 두 분과 시골길을 걷고 있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외딴집에서 하얀 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붕을 덮고 있는 슬레이트 걷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형님 저 집은 사람도 살고 있지 않은데 슬레이트를 걷어내고 있네요.”하였더니 “사람은 살지 않아도 누군가 저걸‘걷어내 달라!’는 신청을 했으니 걷어내고 있겠지 그렇지 않으면 저것도 남의 사유재산인데 함부로 걷어낼 수 있겠는가?” “그렇긴 하네요. 그..

꼼지락 거리기 2022.06.12

도깨비 이야기

도깨비 이야기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마을 형님께서“동생 끝내려면 아직 멀었는가?”물었다. “왜요? 벌써 내려가시게요?” “아니 여기 온지가 언젠데 벌써 라고 하는가? 운동도 너무 무리하면 안 좋은 것이니 그만 내려가세!” “지금 내려가면 너무 서운하니 한 5분만 더 있다 가면 안 될까요?” “자네가 너무 오래있다고 지금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어! 그러니 그만 내려가세! 여기 너무 오래있다 잘못하면 비를 맞는 수가 있어.” “오늘 비 온다는 예보도 없었는데 왜 먹구름이 몰려올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해서 산을 내려오려는데 마침 옆에서 운동을 하던 마을 형수님께서 “그러면 나도 같이 가시게요.” “방금 올라오셨으니 더 계시지 왜 내려가려고 그러세요?” “여기 혼자 있으면 무..

꼼지락 거리기 202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