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5

씨가 되는 말

씨가 되는 말 10월의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푸른 하늘은 더욱 높아져가고, 흰 구름 한 조각 어디론가 멀리 흘러가는데 꼬리가 빨간 고추잠자리 몇 마리, 머리가 무거워 깊이 고개 숙인 누런 벼 위를 천천히 날아다니며‘여기는 내 구역이다!’라는 듯 시위를 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벼들은 아무 관심도 없는 듯 바람결에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천천히 내려오면서 누구네 집 밭을 지나는데 배추 몇 포기가 썩어버린 듯 뽑혀 버려져있었다. 그래서 선배에게“형님! 금년에는 왜 그런지 배추들이 썩은 게 많은 것 같아요.”하였더니 “금메! 금년에는 이상하게 그런 거시 많다 그라네!”하자 옆의 후배가 “그래서 내가 원예사(園藝師)에 가서 물어 봤거든요. 그랬드니 배추 썩는 이유가 여러 가지라서 우추고 설명하..

꼼지락 거리기 2021.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