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 2

고라니와 사냥개

고라니와 사냥개 올 겨울 들어 단 한 번도 비가 내린 적이 없어 너무나 가물었던 날씨가 계속되었는데 그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꿀 같은 단비가 말라버린 대지를 촉촉이 적시더니 잠시 구름 사이로 밝은 햇살이 반짝이자, 하얀, 분홍, 매실 꽃들이 수줍게 피어나 꿀벌들을 불러 모으자, 시샘이라도 하듯 새들이 큰 목소리로 동네가 떠나갈 듯 봄을 노래하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 구령에 맞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동생 오셨는가?”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선배 한분이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형님 오셨어요?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오늘이 수요일이라서 KBS 도전 꿈의 무대를 시청하다보니 조금 늦었네.” “그럼 누가 우승하던가요?” “노래는 다 잘 부르는데 그중..

꼼지락 거리기 2022.05.20

죽어버린 고라니

죽어버린 고라니 어젯밤 강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동장군은 온 몸이 얼어붙을 정도의 시리고도 차가운 바람을 쉼 없이 쏟아 부으며 마을 여기저기를 마구 싸돌아다니더니, 오후가 되자 하얀 싸락눈을 조금씩 떨구며 심술까지 부리는데, 전봇대 위의 까치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까~악~깍’계속해서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일이어서 시간에 맞춰 집결장소에 모여 오늘의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을 태운 차가 부지런히 산을 향해 달리고 있을 때 옆에 앉아있는 후배가 말문을 열었다. “엊그제 제가 봉화산을 다녀왔거든요.” “그랬던가? 그러면 산을 종주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던가?” “약 4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형님도 잘 아시다시피 그렇게 힘든 산은 아니..

꼼지락 거리기 202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