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짐승 3

고라니와 사냥개

고라니와 사냥개 올 겨울 들어 단 한 번도 비가 내린 적이 없어 너무나 가물었던 날씨가 계속되었는데 그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꿀 같은 단비가 말라버린 대지를 촉촉이 적시더니 잠시 구름 사이로 밝은 햇살이 반짝이자, 하얀, 분홍, 매실 꽃들이 수줍게 피어나 꿀벌들을 불러 모으자, 시샘이라도 하듯 새들이 큰 목소리로 동네가 떠나갈 듯 봄을 노래하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 구령에 맞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동생 오셨는가?”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선배 한분이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형님 오셨어요?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오늘이 수요일이라서 KBS 도전 꿈의 무대를 시청하다보니 조금 늦었네.” “그럼 누가 우승하던가요?” “노래는 다 잘 부르는데 그중..

꼼지락 거리기 2022.05.20

일림산

일림산 지난 2021년 12월 18일 저의 일행은 일림산으로 향하였습니다. 일림산은 제가 살고 있는 전남 보성군과 장흥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봄이면 아름다운 철쭉꽃 때문에 많은 등산인이 사랑하는 산 입니다. 저의 일행입니다. 그날은 전날 많은 눈이 내려 사고 위험 때문에 산행은 잠시 접고 둘레길을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숲 길을 천천히 걷는데 전날 밤 많은 산짐승들이 돌아다녔는지 발자국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려 있었습니다. 골치재 이정표 앞에서 인증샷 한 장 "김치~~~" 따뜻한 양지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저 멀리 다리가 보이는 것을 보니 오늘 산행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산(山) 이야기 2022.04.12

아버지의 욕심

아버지의 욕심 엊그제‘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이 지났는데도 아직 날씨는 가을에서 머물고 싶은지 하늘에서 내리는 따스한 햇살이 온 누리에 골고루 퍼지면서 멀리 보이는 산에는 노란, 붉은색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하얀 머리를 곱게 빗은 억새아가씨 지나가는 길손에게 수줍은 인사를 건네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고양이 한 마리 따뜻한 양지쪽 볏짚위에 드러누워 한가로운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천천히 내려오는데 반대편에서 잘 아는 선배 두 분이 올라오고 있어 “형님들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인사를 건네자 “동생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계셨는가?” “저야 항상 잘 있지요. 그런데 누구에게 들으니 형님 농장을 파셨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요?” “그 말은 누구에게 들었는..

꼼지락 거리기 2021.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