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2

슬레이트의 추억

슬레이트의 추억 언제부턴가 소리 없이 우리 곁을 찾아온 봄이 산과 들에 초록과 연두색 물감을 부지런히 칠하다가 힘이 들었는지 잠시 허리를 쭉 펴고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니, ‘안 되겠다!’ 싶었는지 지나가는 새들을 모두 불러 모아 아름답고 멋진 합창을 하게 하면서 오가는 길손에게는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선배 두 분과 시골길을 걷고 있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외딴집에서 하얀 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붕을 덮고 있는 슬레이트 걷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형님 저 집은 사람도 살고 있지 않은데 슬레이트를 걷어내고 있네요.”하였더니 “사람은 살지 않아도 누군가 저걸‘걷어내 달라!’는 신청을 했으니 걷어내고 있겠지 그렇지 않으면 저것도 남의 사유재산인데 함부로 걷어낼 수 있겠는가?” “그렇긴 하네요. 그..

꼼지락 거리기 2022.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