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8

부모님 산소와 명당자리

부모님 산소와 명당자리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끝나 가려는지 엊그제부터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자 누렇게 익어 고개를 푹 숙인 채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머리를 흔들던 시골 들녘의 벼들은 부지런한 농부들이 모두 수확을 끝내고, 콤바인이 지나간 논바닥에는 굵게 패인 시커먼 속살이 드러나 있는데, 먹이 찾는 까치 두 마리 무엇이 못마땅한지 아까부터 계속‘깍! 깍!’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끝내고 내려오는데 엊그제까지도 길 위쪽에서 도로를 내려다보던 누구네 집 산소의 봉분을 굴삭기로 파헤쳐 시신을 이장하였는지 흙이 나란히 골라져 있고 여기저기 바퀴자국만 남아있었다. “형님! 혹시 저쪽 산소 이장하는 것 보셨어요?” “글쎄! 저기는 별 관심도 없는데 언제 이장하였는지 알기나 하겠는가? 그나저나 ..

꼼지락 거리기 2022.01.22

눈치 없는 자랑

눈치 없는 자랑 엊그제까지도 붉은, 노란, 분홍색 화려한 꽃을 피우고 오가는 길손에게 예쁜 손을 흔들어 주던 장미꽃이 모두 져버리자, 숲속의 애기단풍은 마치 녹색 커튼처럼 가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지나가는 다람쥐 한 마리 불러 세워 이야기를 나누는데, 옆 동네 까치는 무엇이 그리 못 마땅한지 아까부터 계속‘깍! 깍!’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점심시간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후배가“이번 주 토요일 날 제 딸 결혼식 피로연이 있으니 시간 있으면 오셔서 축하해주시고 점심식사도 같이 하시게요.”하면서 청첩장을 내 놓았다. “그러면 사위는 무엇 하는 사람인데?” “서울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네요.” “그럼 자네 딸도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가?” “그렇지요. 그런데 같은 회사는 아니고 가까운 곳에서 근무하다 ..

꼼지락 거리기 2021.07.31

술과 운동

술과 운동 “내일은 곳에 따라 비가 내리겠습니다.”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적중했는지 하늘에 시커먼 먹구름이 가득하고 촉촉한 물기를 머금은 바람은 푸르디푸른 애기단풍잎 사이를 지나며 귓가에‘스~스~슥!’사랑의 밀어(蜜語)를 속삭이는데 어디선가 이름 모를 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頂上)에서 기구(器具)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운동(運動)을 하고 있는데 “동상 오셨는가?”소리에 뒤 돌아보았더니 잘 아는 선배께서 빙긋이 웃고 있었다. “항상 저보다 더 빨리 오시더니 오늘은 웬일로 늦으셨네요.” “금메! 으째 오늘은 여그 잔 올라온디 엄청 심이 마니 들어 몇 번 쉬다 본께 이라고 늦어부네!” “형님 나이가 있는데 아무래도 힘이 드시겠지요. 그런데 어제는 왜 안 오..

꼼지락 거리기 2020.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