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5

농사짓는 새들?

농사짓는 새들?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의 하나로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立秋)가 지났으나 붉은 태양은 오늘도 쉴 새 없이 폭염을 사정없이 쏟아 부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들녘의 벼들은 어제 보다 조금 더 누렇게 변해 고개를 숙이고, 가을 잠자리 몇 마리 천천히 푸른 하늘을 비행하며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마을 형님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섰는데 비둘기 서너 마리가 담벼락에 기대어 세워놓은 참깨 다발 사이에서 바닥에 떨어진 참깨 알을 주워 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본 형님께서“워이~”쫓는 시늉을 하자‘후다닥~’ 재빨리 건너편 전기 줄 위로 날아가 앉더니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건너편 그늘에서 고추를 다듬고 계시던 마을 형수님께서 “아니..

꼼지락 거리기 2021.10.16

새들과의 전쟁

새들과의 전쟁 길을 가다 우연히 누구네 집 울타리 가에 활짝 핀 봉선화 꽃을 보았는데 그 순간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게 살았던 1960년대 이맘때쯤 봉선화 꽃이 피면 동네의 누나들은 꽃잎을 따서 돌 위에 놓고‘콩! 콩!’찧은 다음 꽃잎을 콩알만큼 떼어 손톱위에 놓고 비닐로 둘둘 감아 묶어놓으면 다음날 예쁜 꽃물이 들었는데 요즘에도 그렇게 봉선화물을 들이는 사람이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는데 “어이! 동생!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그렇게 불러도 모르고 있는가?”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께서 활짝 웃고 있었다. “형님 오셨어요? 그런데 어디 가는 길이세요?” “그냥 집에 있기 심심해서 나와 봤네!” “그럼 요즘에는 할 일이 없으신가요?” “시골에서 ..

꼼지락 거리기 2020.10.31

참새 이야기

참새 이야기 관주산에서 선배(先輩)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산을 내려오고 있는데 갑자기 무언가‘휘~익!’지나가는 것을 보고 선배에게“형님! 방금 지나간 것 보셨어요?”물었더니 “참새 같아 보이던데 자세히 보지 않아 잘 모르겠네. 지난번 뉴스를 보니 요즘 그것들도 개체수가 많이 줄어 상당히 귀하다고 하는데 여기 산에는 아직도 많이 살고 있겠지?” “개체수가 줄었다고요? 그래도 저의 집 건너편 기와집에는 몇 마리나 살고 있는지 몰라도 이른 새벽 날도 새기 전에 ‘짹! 짹!’거리는 바람에 시끄러워 잠을 못잘 지경이고, 또 농촌에서는 가을만 되면 수백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면서 곡식에 피해를 준다던데요.” “가을이면 나락이 피어나 여물려고 뜨물이 들기 시작하는데, 그때 새들이 이 논에서 저 논으로‘우르..

꼼지락 거리기 2020.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