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4

사촌동생이 차려준 밥상

사촌동생이 차려준 밥상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삐~리~리!’휴대전화 벨이 울려 받았더니“형님! 접니다.”하는 동생의 전화였다. “그래 잘 있었는가? 집안에 별일은 없고?” “다 잘 있지 무슨 일이야 있겠어요? 그런데 산소(山所)에는 언제쯤 가면 좋겠어요? 옛날처럼 추석에 다녀와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정말 답답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지금쯤은 코로나19가 끝이 나야하는데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니 그동안 사촌(四寸)들 만난 지도 상당히 오래된 것 같은데 모일 수가 없으니 문제 아닌가? 아무튼 9월 18일쯤 다녀오도록 하세!” “예! 알았습니다. 그러면 그날 제가 형님 집으로 갈게요.”해서 18일 조상님이 계시는 산소에 먼저 들려 성묘를 마친 후 금년에 96세 작은 어머니가 계신 작은집으로 향하였..

꼼지락 거리기 2021.12.18

벌초하는 사람들

벌초하는 사람들 우리민족의 대 명절 추석(秋夕)이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직도 그칠 생각이 없는지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 어디선가“깍~깍~깍~깍”마치 까치가 내는 비슷한 소리가 들려왔다. ‘금년에는 가을장마 때문에 비가 자주 내리는 구나! 요즘 과일이나 곡식이 영글어 갈 때인데 이러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데! 이 비가 지난여름 폭염(暴炎)이 쏟아질 때 내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보성읍 주봉리 뒤쪽 관주산 등산로(登山路)에 막 들어섰는데 “어이~ 같이 가세!”하는 소리가 들려 뒤 돌아보았더니 선배 한분과 후배가 나를 부르며 빙긋이 웃고 있었다. “산(山)에 가시게요?” “집에 있어봐야 별로 할 일도 없는데 부지런히 산에라도 다녀야지 안 그런가?” “..

꼼지락 거리기 2021.10.02

코로나 19와 제사

코로나19와 제사 어젯밤 살며시 찾아와 날이 새도록 재미있게 놀았던 짙은 어둠들이 새벽이 찾아오자 물러가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안개를 뿌려 놓았는지, 거미줄 위에 맑고 고운 수정 구슬들이 방울방울 반짝이는데, 새들은 아무 관심도 없는지 여기저기 모여 시끄럽게 떠들고만 있었다. 오전 9시 관주산을 향하여 부지런히 걸어가는데 앞에서 마을 형수(兄嫂) 두 분이 걷는 것을 보고 “안녕하세요? 추석은 잘 지내셨어요?” 인사를 하자 “덕분에 잘 지냈어요! 그런데 애기들은 왔다 갔어요?”묻는다. “우리는 아무도 안 왔어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오라고나 하겠어요? 그러면 형수님은 누가 왔어요?” “우리 집은 아들은 못 오고 딸만 왔다 갔어요.” “그래도 딸이라도 왔다 갔으니 조금이라도 서운면은 했겠..

꼼지락 거리기 2020.11.21

딸이 더 좋아

딸이 더 좋아 우리 민족의 큰 명절 추석(秋夕)이 지나자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수없이 어디론가 떼 지어 날아가고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 시골 들녘에 누렇게 익어 고개를 푹 숙인 벼 위를 한가롭게 비행하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수 십 마리의 참새들이 이 논에서 저 논으로‘우~루~루!’몰려다니고 있어‘애들아! 너희들이 그렇게 몰려다니니까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거야!’하였지만 아무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관주산 정상 아래쪽에 설치된 허리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기구에서 ‘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다 잘 아는 형수(兄嫂)께서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추석은 잘 지내셨어요?”인사하자“예! 덕분에 잘 지냈어요. 시아제는 어떻게 명절이랑 잘 지냈어요? 애기들이랑 왔다 가고?” “왔다가긴 했는..

꼼지락 거리기 2020.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