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3

외손녀의 피부

외손녀의 피부 오봉산 정상에서 천천히 산을 내려오는데 “띠로리~ 띠로리!” 누군가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는가 싶더니 후배 한사람이 “응~ 나다! 그래 어떻게 됐는데? 그랬어! 그래 잘했다! 애 썼다. 나는 괜찮으니까 그런 소리는 말아라! 서운할 것이 뭐가 있겠냐? 그리고 딸은 살림밑천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 그러니까 나는 너와 애기 몸만 건강하면 되니까 아무 걱정 말아라. 그래 그럼 끊어라!” 하는 것을 보고“누구에게 온 전화인가?”선배께서 묻자 “서울에 있는 저의 딸인데 금방 외손녀를 낳았다고 전화가 왔네요.” “그러면 그 딸은 언제 결혼했는데?” “그러니까 작년 가을에 한 것 같거든요.” “그랬으면 아이를 빨리 가졌던 모양이네. 그나저나 자네가 외할아버지가 되신 것 축하드리네. 그런데 소감은 어떠신가?..

꼼지락 거리기 2022.02.12

딸의 말 한마디에

딸의 말 한마디에 하늘에서 내리는 햇살은 따갑다 못해 뜨거울 지경인데 피부를 스치며 살랑살랑 지나가는 산들바람은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 부럽지 않은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끼게 하면서 막바지 여름이 한꺼번에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마을의 형님, 형수님과 함께 산을 내려오는데 앞서가는 형님 모자사이로 하얀 머리카락이 삐죽이 나와 빙긋이 웃는 것처럼 보였다. “형님 혹시 머리 염색(染色)하실 때 되지 않았나요?”묻자. 고개를 돌리더니 “나는 염색 안 하는데!” “그 말씀이 정말이세요?” “아니 이 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왜 내말을 못 믿어! 나뿐만 아니고 우리 누님들도 모두 그걸 안 하고 살거든.” “아니 어떻게 그렇게 좋은 머리를 가질 수 있답니까?” “그것까지는 내가 잘 모르겠는데 아..

꼼지락 거리기 2020.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