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과 보조금
이발(理髮)을 하려고 이발소에 들렸다. “형님 오랜만입니다. 그 동안 잘 계셨어요?” “응! 자네도 오랜만이시! 무더위에 잘 지내고 계셨는가?”
“저야 잘 있었지요. 그런데 금년 여름은 예년에 비해 너무나 무더웠는데 어떻게 지내셨어요?” “더우문 더운대로 이겨내야제 우추고 하꺼인가?”
“날씨가 무더울 때는 손님이 와도 그렇게 반갑지는 않지요?” “나도 사람인디 솔직히 말하면 귀찬할 때도 있제 으째 읍것는가?
그란디 귀찬다고 손님을 쫓아 불수는 읍지 않는가?” “무더운 날 이발하러 오시는 분들도 어쩔 수 없으니 오시겠지요?”
“사람 마음은 다 똑 같은 모양이야! 날씨가 무덥고 그러면 왠지 모르게 머리도 더 빨리 지러나는 것 같아 귀찮거든 그러니
이발도 더 빨리 하게 되는 것 같고!” “정말 그러겠네요. 저도 머리에서 땀나고 그러면 ‘에~이! 이발이나 좀 하고 올 걸!’
그런 생각을 하니까요.”이야기를 나누며 머리를 자르는데 갑자기 “어야! 자네 암(癌) 수술 받었다고 그랬제 잉?”하고 묻는다.
“예! 그런데 그건 왜 물으세요?” “그때 으디가 암이 있어 수술을 받었다고 했는가?” “그러니까 5년 전에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담당 의사께서‘신장(腎臟)에 물혹이 하나 보이네요.’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러면 암 입니까?’물었더니 ‘
암은 아닌데 알고는 계셔야 할 것 같아 말씀 드렸습니다.’그래서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잊어버리고 지냈는데, 4년 전에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초음파 검사를 받는데 또 그런 애기를 하더라고요.” “그때 암이라고 하던가?” “아니요! 암이라는 말은 없고 그냥
‘물혹이 있다는 것만 알고 계시라!’고 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갔어요.” “그랬어!” “그런데 3년 전에는 담당의사께서
고개를 갸웃하더니 ‘아무래도 도시의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한번 받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도 암이라는 이야기는 읍고?” “예! 그래서 광주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현재는 암이 아닌데 그러나 계속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재작년 가을과 작년 봄에 검사를 했을 때는‘이상이 없습니다!’했는데 작년 가을에 검사를 받았더니 담당교수께서 고개를 갸웃하더니
‘아무래도 이상하니 재검사를 받아라!’고 하더라고요.” “멋이 잔 이상했든 갑이만!” “그래서 다시 검사를 했는데‘기존에 있던 물혹이 암으로 변했고
또 오른쪽과 왼쪽에도 암이 하나씩 생겼으니 수술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라문 오른쪽, 왼쪽 수술을 같이 해부렇는가?”
“신장 수술은 잘못되면 신부전증이나 혈전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꺼번에 하면 큰일이 난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서 작년 11월에 오른쪽, 금년 1월에 왼쪽 수술을 받았어요.” “그랬어? 아이고! 고생했네! 그란디 수술비가 을마나 나오든가?”
“수술을 두 번 받았는데 약 2백 30만 원쯤 나왔더라고요.” “그랬어! 그라문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조는 한나도 안 해주고?”
“보조를 했으니 그 정도 나왔지 안 해줬다면 훨씬 더 많이 나왔겠지요. 그런데 그건 왜 물으세요?” “아니~이! 우리 이발소에 온 손님들이 글드란마시
‘요새는 암에 걸려도 건강보험에서 보조를 많이 해준께 돈 을마 안 들어도 된다!’고” “저소득층은 암 수술을 받고 퇴원하면
해당 서류를 갖춰 보건소에 신고하면 또 보조금도 나온다고 하거든요. 그러니 그분이 틀린 말 한 것은 아니네요.”
“그래 잉! 옛날에는 암에 걸리면 재산 몰아 먹고 죽는 병이라고 했는디! 인자는 세상이 좋아진께 암에 걸려도 별견만 잘하문 그라고 큰 꺽정은 안 해도 되것네 잉!”
진달래가 철을 모르고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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