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선배의 소원

큰가방 2019. 6. 1. 15:41

선배의 소원

 

내일은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새벽에 남서쪽에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전 지역으로 확대되겠고

오후 늦게 서쪽지역부터 차차 그치겠습니다. 예상되는 강수량은 5~20mm이며 많은 곳은 50mm가 넘게 오는 곳도 있겠습니다.”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적중했는지 아침에 창문을 열었더니 추적추적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요즘 계속 비가 내리지 않아 많이 가물었는데

이번에 내리는 비가 그동안의 가뭄을 해갈(解渴)해주었으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길을 가다 우연히 잘 아는 선배를 만났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동생! 정말 오랜만일세! 자네 건강은 어떠신가?” “건강은 좋아요.”

그래~! 그러면 다행일세! 그런데 지난번에 자네는 어디에 암()이 있어 수술(手術) 받았다고 했던가?” “신장(腎臟)에 암이 생겨

 

수술을 받았거든요.” “그랬든가? 그러면 그 후로 몸에 아무 이상은 없고?”하는 선배의 얼굴빛이 흐려지고 있었다.

형님 왜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변하세요? 혹시 무슨 일이 있었나요?” “무슨 일이 있었다기보다는 자네 봉산리(烽山里) 노산마을

 

우리 친구 아는가?” “알지요! 왜 모르겠어요?” “그 친구가 엊그제 수술(手術) 받다 죽었단 마시.” “무슨 수술을 받다 돌아가셨는데요?”

그러니까 나는 처음에 심장(心臟)이 안 좋아 수술을 받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신장이 안 좋았다고 하더라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게 그 집안 내력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그 사람 동생도 안 좋다고 하더라고.” “정말 그럴까요?

엊그제 그 동생을 만났는데 얼굴은 괜찮던데요.” “그런데 그 사람도 진작부터 몸이 안 좋아 치료를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내 친구도 가끔씩 만나면 얼굴이 시커멓고 그래서! 너 왜 얼굴이 그러냐?’물으면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좀 다니는데 그런다.’

하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신장 기능이 나빠져 병이 생기면 투석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힘도 많이 들고 고통스러우니까

 

얼굴도 안 좋아진다!’고 하였는데 엊그제 서울 어느 대학병원으로 신장 이식수술(移植手術)을 받으러 간다고 하더라고,

그러더니 죽어서 돌아왔어!”하는 선배의 얼굴은 슬픔이 가득하였다. “정말 좋은 분이었는데 안타깝네요. 그런데 지난번에도

 

형님 친구 다른 분께서 병으로 돌아가시지 않았나요?” “그랬지! 그런데 그 친구는 재수가 없어 그랬는지 아니면 운이 없는 것인지

어느 날 병원에서 건강검진하다 암이 발견되어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았는데도 좋아지지 않아 힘들어 했는데,

 

어느 날은 대문 앞을 나오다 넘어져 일어나려다 다시 넘어져 크게 다쳤던 모양이야!” “운이 정말 없으셨던 모양이네요.”

그런데 병원에 가 보니 고관절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던 모양이야.” “그럼 수술을 받으면 좋아지지 않을까요?”

 

정상인 같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암 환자라 몸이 아주 약한 상태여서 수술하기가 쉽지 않아 그냥 그렇게 지냈던 모양이더라고,

그런데 문제는 몸이 아프니 함부로 움직일 수가 있는가 아니면 어디를 다닐 수가 있는가?” “그러면 정말 힘 드셨겠는데요.”

 

그러니까 멀리는 나다니지 못하고 심심하면 겨우 대문 앞에 나와서 사람들 오가는 것 좀 바라보다, 그렇게 한 3년 힘들게 살다

저 세상으로 갔어!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것이 정말 사람 사는 것인가? 그래서 내 생각은 될 수 있는 대로 건강하게 살아야겠고,

 

건강 검진하러 병원에 가면 돈 아끼지 말고 모든 검사받고, 또 병 있으면 치료하고, 그렇게 살다

어느 날 잠이 들었다 깨어나지 않고 조용하게 가는 것 그것이 내 소원일세!”

    

전남 보성군 웅치면 시골 들녘입니다. (사진은 2019년 5월 31일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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