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니?”
류상진
따스한 바람결에 살며시 실려와 활짝 피어있는
노오란 개나리 꽃잎을 간질이다
갑자기 나를 보고 방긋 웃더니
하얀 날개 팔랑거리며 이리저리
예쁜 꽃 찾는 나비 등에 매달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예쁘게 인사하는
넌 누구니?
수줍게 피어나는 하얀 매화 꽃 속에 숨어
고개도 내밀지 못 한 채 오가는
꿀벌들을 큰소리로 불러 모으다
아직 긴 겨울잠 자는 왕 벚꽃나무
가지에 앉아 흔들흔들 간지럼을 태우면서
빨리 일어나라 재촉하는
“넌 누구니?”
물오른 가지가지 사이에 파란 싹을 틔우는
찔레나무 가시에 걸터앉아 지나가는
무당벌레 두 마리를 불러 앉히고 빙그레 웃다
걸음마 배우는 돌 지난 아이처럼 신발도
신지 않고 아장아장 걸으며 손에 든 아지랑이를
여기저기 마구마구 뿌려대는
“넌 누구니?”
지난 2015년 12월까지 제가 근무했던 전남 보성우체국 설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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