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무서운 마을사람

큰가방 2020. 5. 2. 14:20

무서운 마을사람

 

관주산 정상에서 허리 돌리는 기구(器具)를 이용하여 하나! ! ! !”운동(運動)하고 있는데 동생 오셨는가?”

소리에 뒤 돌아보니 잘 아는 선배가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나는 항상 잘 있어!

 

그런데 몸은 건강하신가?” “이렇게 운동할 수 있는 것을 보면 건강한 것 같아요. 그런데 형님 마을에는 운동할 수 있는 여건도 좋고

기구까지 갖춰져 있는데 여기까지 오셨어요?”물었더니 얼굴빛이 흐려지면서 나는 우리 마을 운동기구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네!”

 

왜요?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지 말라고 하던가요?” “그게 아니고 될 수 있으면 사람들 얼굴을 안 보려고 그런다네!”

그래도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좋다!’는데 왜 멀리하려고 그러세요?” “나하고는 뜻이 안 맞으니 그렇지.”

 

무슨 일로 그러시는데요?”묻자 잠시 망설이더니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마을이 쓰레기 소각장(燒却場) 근처에 있지 않는가?”

그렇지요.” “그러다보니 소각장에서 나오는 분진(粉塵)이나 매연(煤煙) 같은 피해를 입는다며 매년 5천만 원씩 마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사업비(事業費)가 나오거든.” “그러면 마을이 많이 좋아지겠는데요.” “그런데 그 돈을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어!” “왜요? 누가 돈을 사용하지 말라던 가요?” “그게 아니고 그게 처음 나왔을 때 우리 건너 마을에서는

 

그걸로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태양광(太陽光)을 설치한다고 하더라고.” “그러면 순서를 정해야 할 텐데 어떻게 했다던가요?”

그거야 제비뽑기로 정해서 차근차근 돌아가면서 집집마다 설치하니까 별 잡음 없이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우리 마을에도 그렇게 하면 어떻겠냐? 했더니안 된다!’고 반대를 하더라고.”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데요.”

“‘나는 전기세가 쪼금 밖에 안 나오니 필요 없다!’는 사람도 있고 또자기가 먼저 설치해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어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업비를 반납하고 말았어!” “서로 조금씩만 양보했다면 각 가정마다 그래도 한 달이면

최소 5만 원 정도는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네요.”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마을 안길이 너무 비좁아

 

대형 차량이 들어올 수 없어 불편하니 안길 주변의 땅을 사서 길을 넓히자!’고 했더니 또 반대를 하는 거야!” “이번에는

왜 반대를 했는데요?” “‘대형차가 들어오면 일 년에 몇 번이나 들어 오냐? 그러니 안길 넓히는 것은 다음에 하고 그 돈으로

 

우리 집 마당 포장이나 해야겠다.’고 하더라고. 자네도 생각해 보게 마을로 들어가는 안길이 너무 비좁아 해마다 유기질 비료를

실은 대형 트럭을 도로 옆에 세우고 경운기나 소형 트럭으로 일일이 운반하고 있는데, 마을 회관 앞까지만 이라도 길을 넓히면

 

자신들이 편리할 텐데 논이 들어가면 안 된다! 밭이 들어가면 안 된다!’반대해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어!” “정말 어이없는 일이네요.”

그런데 작년에는 또건너 마을에는 회관 주변에 대형 태양광을 설치해서 전기가 생산되면 한전에 판매하여

 

그 돈으로 관광여행도 다녀오고 명절이면 술도 한잔씩 나누고 하니까 금년에 사업비가 나오면 우리도 그 마을처럼 한 번 해보자!’

했더니술 마시고 놀러다니다 싸우면 큰일 나니까 안 된다!’며 한사코 반대하더니 나중에 뒷구멍으로저놈이 무슨 사업한다! 면서

 

돈 돌라 묵을라고 그런다! 고 하더라고. 내가 마을로 나온 돈을 먹으면 얼마나 먹겠는가? 정말 어이가 없어서!

그래서 그 뒤로는 사람들 만나기도 겁나고 말 붙이기도 싫어서 이쪽으로 다니고 있다네!”


시골집 텃밭에 피어있는 사과나무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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