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소포요금!

큰가방 2004. 6. 26. 21:06

소포요금(?)


2000/03/04

 

오늘은 비가 내립니다.
정말 오랜 가뭄 끝에 반가운 단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왠 소포는 그렇게 많은지 하필이면 비가 오는데 말입니다.
전남 보성읍 주봉리 구교 마을에서
"정원용 씨 소포 왔습니다. 도장을 좀 가지고 나오십시오!" 하는 저의 말에 할머니께서
"아저씨 도장은 있는디 돈이 없는디 어쩌까?“ 하십니다.
아니 도장을 가지고 나오시라는데 웬 돈은 돈이여? 내가 말을 잘못하였나? 하는 생각에
"할머니 돈이 없어요? 아니 왠 돈 말이요?“ 하고 다시 물었더니 할머니께서는 아주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며 하시는 말씀
"아제 소포 그거 받을라 문 돈 안 줘도 된 다요?“ 하십니다.
아마 할머니께서는 소포를 착불 소포로 생각을 하셨나 봅니다.
"아! 이 소포요 예~에 돈은 이미 다 지불되었으니까 걱정 마시고 도장만 찍어 주세요!
할머니! 서울 정기영 씨가 누구 되세요?“ 하고 물었더니 할머니께서는 이제 마음이 놓인다
는 듯 "우리 아들 이여라우" 하십니다.
"그러세요 무슨 한약이 온 것 같은데!" 하였더니 할머니께서 이제는 밝은 표정으로 말씀하
십니다.
"우리 아들이 내가 아프다고 한약을 지여서 보낸답디다! 즈그도 살기가 힘드껏인디!"
하십니다.
"할머니는 참 효자 아들을 두셨네요 좋으시겠습니다!" 하였더니
"우리 아들이 참! 효자여라 참말로 우리한테 잘한단 말이요! 그란디 늘 이라고 아퍼싼게
미안해 죽것소!“ 하십니다.
"할머니 아드님이 마음이 있으니까 이렇게 약도 지어보내고 그러시는 거에요!
약 잘 잡수시고 몸 건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하였더니 할머니께서는
"아저씨 참말로 고맙소! 잉! 조심하시시오!" 하시며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십니다.
“할머니 부디 그 약 드시고 건강하세요!” 하는 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작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이렇게 복잡해요!  (0) 2004.07.06
어떤 아버지의 IMF  (0) 2004.07.03
할머니와 약속  (0) 2004.06.30
음식점에서 생긴 일  (0) 2004.06.26
아이고 이 웬수야!  (0) 200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