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17

치매 때문에 생긴 일

치매 때문에 생긴 일 오늘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늦지 않도록 식당으로 가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온 친구들이 “어서와!”하며 반겨주었고 잠시 후 음식이 나와 식사를 하는데 “따르릉! 따르릉!”휴대폰 벨이 울리면서 “여보세요!”하며 친구가 가만히 일어서더니 자리를 피하여 전화를 받고 돌아왔다. “누구에게 온 전화인데 그렇게 소리도 없이 받고 왔는가?” “우리 처남이 죽었다는 연락이 왔네.” “처남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 “올해 예순 세 살이야!” “그러면 평소에 무슨 지병(持病)이라도 있었을까?” “그게 아니고 몇 년 전 교통사고가 나서 머리를 다쳤는데 그 후로‘온몸이 아프다!’며 굉장히 힘들어하더니 어느 순간 치매로 돌아서더라고, 그리고 후유증으로 고생도 참 많이 했는데 결국은 하늘나라도..

꼼지락 거리기 2022.06.04

노인들에게 절대해서는 안 되는 말

노인들에게 절대해서는 안 되는 말 관주산 정상에서 허리 돌리는 기구를 이용하여‘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일찍 오셨네!”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께서 빙그레 웃고 있다. “오셨어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그게 여기를 오려고 집에서 막 나왔는데 우리 아버지께서 급히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하셨어.” “왜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우리 어머니께서 아침에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다 넘어지셨던 모양이야 그런데 아버지 혼자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나에게 전화를 하셨더라고.” “그러면 어머니는 많이 다치셨나요?” “주방에서 넘어지셨는데 얼마나 크게 다쳤겠어? 넘어지면서 조금 놀라셨던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병원에서 주사 맞고 약(藥) 일주일 분 타고 해서 집으로 모셔다..

꼼지락 거리기 2021.11.13

친구와 어머니

친구와 어머니 길을 가다 우연히 옛날에 아주 절친했던 친구를 만났다.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지내셨는가?” “그러게 자네는 어떤가? 직장에서 정년퇴직은 했을 것 같고 지금은 어디서 살고 있는가?” “직장에서 정년은 진작했는데 지금도 서울에서 살고 있어.” “그러면 시골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가?” “시골집에는 어머니가 살고 계셔!” “어머니가 살고 계신다고? 그러면 연세가 상당히 많으실 것 같은데?” “금년에 90세시거든.” “그러면 몸은 건강하신가?” “시골 사는 노인들이 건강하면 얼마나 건강하시겠어? 항상 여기저기 아픈 곳을 달고 사는 거지.” “그러면 정신은 괜찮으시고?” “아직까지는 괜찮으신데 시골집에서 혼자 계시다보니 누구 말벗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가끔씩 치매증상이 있는 것 같더라고..

꼼지락 거리기 2021.08.21

백년도 못사는 우리네 인생

백년도 못사는 우리네 인생 멀리 보이는 산(山)이 어제보다 더 녹음(綠陰)이 짙어지는 6월이 시작되면서 시골집 울타리에 빨갛게 피어난 장미아가씨는 지나가는 길손에게 수줍게 인사하는데, 무더위를 품은 바람이 찾아와 자꾸 아가씨를 흔들어 대는데도 새들은 아무런 관심조차 없는지, 마을 앞 정자나무에 모여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데 휴대폰에서‘띠로링~’소리가 들려 열어 보았더니 후배(後輩)가 보낸 부고(訃告)장이 와 있어서 선배 한분과 장례식장(葬禮式場)으로 향했다. 그리고 상주(喪主)를 만나 조의(弔儀)를 표한 뒤 자리에 앉아 음식(飮食)을 먹으면서 물었다. “어머니는 금년 몇 살이신가?” “올해 아흔 두 살이신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마음이 안 좋네요.” “그러면 지금까지 ..

꼼지락 거리기 202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