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31

생굴과 간장게장

생굴과 간장게장 엊그제만 해도 하늘에서 내리는 밝고 맑은 햇살은 예쁜 봄 아가씨가 따사롭고 포근한 향기를 여기저기 골고루 뿌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봄으로 들어선다!’는 입춘(立春)날 밤 아무도 모르게 찾아온 꽃샘추위는 밤새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하얀 눈을 마구 뿌리더니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았던지 차갑고도 강한 바람을 사정없이 쏟아 붓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후배와 함께 산을 내려오는데 건너편에 선배 한분이 오면서 “어이 동생! 오랜만일세! 설이랑 잘 쇠었는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소!”하며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형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그래 고맙네! 근데 애기들이랑 다 왔다 갔는가?” “큰애는 지난주에 왔다 가고 작은 애는 설에 온다고..

꼼지락 거리기 2022.04.23

반려견 이야기

반려 견 이야기 며칠 전부터 산 너머 언덕 빼기에서 틈틈이 겨울을 쫓아낼 기회를 엿보던 따뜻한 봄이 어젯밤 찾아온 강한 추위에 몸을 웅크리더니 양지쪽 밭고랑 사이로 숨어버렸는지 차가운 바람만 계속 불어대고 있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밝은 햇살은 마치 봄이 찾아온 것처럼 따스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마친 후 일행들과 함께 산을 내려와 주봉리 구교마을 쪽으로 걷고 있는데 길 왼쪽 멀찍이 자리 잡은 외딴집에서‘월! 월! 월!’큰개들의 우렁차게 짓는 소리가 들리자 뒤따라‘앵! 앵! 앵!’작은 개들이 계속해서 시끄럽게 짖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후배가 “아니 요즘에도 저렇게 개를 여러 마리 기르는 집이 있을까요? 저걸 길러봐야 별 소득도 없을 텐데요.”하자 선배께서 “저렇게..

꼼지락 거리기 2022.04.16

백해무익한 담배

백해무익한 담배 전남 보성읍 우산리 구마산 팔각정에서 하나, 둘, 셋, 넷, 구령에 맞추어 허리 돌리는 운동기구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데 “어~이! 자네 참말로 오랜만이시!”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였다. “형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나야 잘 있었제~에! 그란디 자네는 정년퇴직(停年退職)한 뒤로는 통 얼굴이 안 보여 불데 그동안 으디 갔다 왔는가?” “제가 다녀올 데가 어디 있겠어요? 그냥 집에서 꼼지락 꼼지락 여기도 조금, 저기도 조금, 건드려 보다가 오후가 되면 운동하러 나오고 하다보면 하루가 가던데요.” “그래~에! 그라문 건강은 으짠가?” “아직은 아픈데 없이 좋은 편이에요.” “그라문 다행이시!” “그러면 형님 건강은 어떠세요? 얼굴은 옛날보다 더 좋은 ..

꼼지락 거리기 2022.01.15

도깨비 이야기

도깨비 이야기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마을 형님께서“동생 끝내려면 아직 멀었는가?”물었다. “왜요? 벌써 내려가시게요?” “아니 여기 온지가 언젠데 벌써 라고 하는가? 운동도 너무 무리하면 안 좋은 것이니 그만 내려가세!” “지금 내려가면 너무 서운하니 한 5분만 더 있다 가면 안 될까요?” “자네가 너무 오래있다고 지금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어! 그러니 그만 내려가세! 여기 너무 오래있다 잘못하면 비를 맞는 수가 있어.” “오늘 비 온다는 예보도 없었는데 왜 먹구름이 몰려올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해서 산을 내려오려는데 마침 옆에서 운동을 하던 마을 형수님께서 “그러면 나도 같이 가시게요.” “방금 올라오셨으니 더 계시지 왜 내려가려고 그러세요?” “여기 혼자 있으면 무..

꼼지락 거리기 2021.12.11

우리 젊었을 적에

우리 젊었을 적에 일기예보에 그렇게 추워질 거라는 이야기도 없었던 것 같은데 어제 깊은 밤 아무도 모르게 동장군이 찾아와 멍멍이 물그릇의 물은 꽁꽁 얼려놓고 지붕 위 여기저기에 하얀 서리를 몽땅 뿌려놓고 사라졌는데 하늘은 해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빙긋이 웃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하나! 둘! 셋! 넷!” 팔운동을 하고 있는데 선배께서“운동 끝나려면 아직 멀었는가?”묻는다. “그건 왜 물으세요?” “자네 여기 온지 얼마나 되었는가?” “글쎄요! 아마 한 10분쯤 되었을 것 같은데요.” “그 정도면 운동 충분히 했을 테니 이제 그만 내려가세!” “아니 여기 온지 10분밖에 안됐는데 왜 내려간답니까? 그래도 최소한 한 30분 정도는 해야지요.” “30분을 하면 너무 무리해서 금방 몸살이 ..

꼼지락 거리기 2021.01.23

운동 중 제일 좋은 운동

운동 중 제일 좋은 운동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자 언제부터 내렸는지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는데, 건너편 집 마당 한구석에 갈바람에 옷을 모두 벗어버린 감나무가 꼭대기에 마지막 남은 단감 하나를 매달고 내리는 겨울비를 흠뻑 맞으며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아무도 모르게 겨울이 우리 곁에 찾아와 살며시 웃고 있겠지?’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천천히 내려오는데 “형님 오랜만이네요.”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후배가 나를 보고 활짝 웃고 있었다. “그래 동생 정말 오랜만일세! 그런데 요즘 퇴직하고 무엇하고 지내는가?” “퇴직한지 몇 개월 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조금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그냥저냥 지내고 있어요.” “그러면 농사 ..

꼼지락 거리기 2020.12.26

다이어트 하는 법

다이어트 하는 법 오늘도 변함없이 하늘에 붉은 태양이 떠오르면서 여기저기 강렬한 땡볕을 마구 쏟아 붓고 있지만 숲 속의 새들은 무덥지도 않은지 아까부터 계속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器具)를 이용하여‘하나! 둘! 셋! 넷!’운동(運動)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동생! 오셨는가?”소리에 뒤돌아보니 잘 아는 선배(先輩) 부부(夫婦)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오늘은 웬일로 이렇게 두 분이 함께 오셨어요?” “우리는 같이 오면 안 된가?” “그게 아니고 두 분이 함께 오시니 보기 좋아 그러지요. 근데 오시면서 손은 잡고 오셨어요?” “손을 잡고 왔냐고? 왜 손은 잡고 다니는데?” “그러면 더 정다워 보이고 좋지 않습니까?” “이 사람아! 다 늙어가는 처지에 남사스럽게 젊어서도 안 잡은 손을 인..

꼼지락 거리기 202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