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반려견 이야기

큰가방 2022. 4. 16. 13:45

반려 견 이야기

 

며칠 전부터 산 너머 언덕 빼기에서 틈틈이 겨울을 쫓아낼 기회를 엿보던 따뜻한 봄이 어젯밤 찾아온 강한 추위에 몸을 웅크리더니

양지쪽 밭고랑 사이로 숨어버렸는지 차가운 바람만 계속 불어대고 있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밝은 햇살은 마치 봄이 찾아온 것처럼

 

따스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마친 후 일행들과 함께 산을 내려와 주봉리 구교마을 쪽으로 걷고 있는데

길 왼쪽 멀찍이 자리 잡은 외딴집에서! ! !’큰개들의 우렁차게 짓는 소리가 들리자 뒤따라! ! !’작은 개들이

 

계속해서 시끄럽게 짖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후배가 아니 요즘에도 저렇게 개를 여러 마리 기르는 집이 있을까요?

저걸 길러봐야 별 소득도 없을 텐데요.”하자 선배께서 저렇게 외딴집에서는 개를 길러 수입을 얻으려는 목적 보다는 집을 지키려고

 

기르는 것 같은데 내가 집 주인이 아니니 어떻게 사정을 알 수가 있겠는가?” “그러면 요즘 강아지 값은 얼마나 할까요?”

글쎄! 옛날에는 어미개가 강아지를 낳으면 보통 다섯 마리에서 일곱 마리까지 낳거든 그러면 잘 받으면 한 마리에 2만원씩

 

받을 때도 있고 싸게 받을 때는 만원씩도 받는데 그때는 그 돈이 적은 돈이 아니어서 개를 키워도 살림에 보탬이 되곤 했는데

지금은 이른 아침 5일 시장 문 앞에 가면 사람들이 강아지를 데려와 팔리기를 기다리는데 개가 필요한 사람들이밥은 잘 먹는가?

 

말은 잘 듣는가? 병은 없는가?’꼬치꼬치 묻고 나서 마음에 들면 천 원짜리 한 장 쥐어주던지 아니면 인심 쓰듯 그냥 가져간다네.”

세상에 아무리 그런다고 천 원짜리 한 장 쥐어주고 강아지를 가져간다고요?” “그것도 큰 인심이나 쓰 듯 생색을 내고

 

가져간다는데 그래!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렇게라도 안 가져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무리 작은 강아지라도 어디다 함부로 내버릴

수는 없는 일이니 집에서 키우려면 예방주사부터 접종한 다음 밥 주고, 물주고, 정성을 다해야만 기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자네 혹시 개 키워본 경험 있는가?” “저도 옛날에는 키웠지요.” “어떻게 키우게 되었는데?” “어느 해 여름 어느 날

직장에서 퇴근하여 저의 집 마당으로 들어섰는데 조그맣고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제 앞으로 쪼르르 꼬리를 흔들며 달려 나오는데

 

얼마나 예쁘던 지요. 그래서 집사람에게무슨 강아지냐?’ 물었더니 동생네 집에서 가져 온 강아지.’라고 해서

그때부터 식구가 되었는데 그 뒤로 이십년 가까이 살면서 저의 가족과 정이 들었는데 개도 나이를 먹으니 코 주위에 있는

 

수염이 하얗게 변하면서 이빨이 한 두 개씩 빠지더라고요.” “그래? 개도 사람처럼 나이를 먹으면 이빨이 빠지는 모양이구나!

나는 자네에게 처음 들었네.”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밥을 먹지 않기 시작하더라고요.” “왜 그랬을까?” “그런데 아무리

 

맛있는 것을 가져다주면서어서 먹고 힘을 차려야지!’했지만 먹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도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집에 들어 온지 이십년이 거의 다 되어가 사람으로 계산하면 백 살도 더 넘었을 나이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암() 수술 받으러 가면서 흰둥아! 내가 병원에 가니 나 없는 동안 집 잘 지키고 절대 죽으면 안 된다 알았지?’

했는데 수술이 끝난 다음 병원에 누워있을 때 집 사람이집에 한번 가보고 싶다!’해서 다녀오라!’했는데 가보니

 

흰둥이가 죽었다!’눈물을 흘리더라고요. 하여튼 그 뒤로 개를 키우지 않았는데 아무리 동물이라도 정이 들면 쉽게 잊히지 않아 정말 힘들더라고요.”

 


진작부터 봄은 우리 곁에 찾아와 예쁜 꽃을 피우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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