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생굴과 간장게장

큰가방 2022. 4. 23. 16:25

생굴과 간장게장

 

 

엊그제만 해도 하늘에서 내리는 밝고 맑은 햇살은 예쁜 봄 아가씨가 따사롭고 포근한 향기를 여기저기 골고루 뿌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봄으로 들어선다!’는 입춘(立春)날 밤 아무도 모르게 찾아온 꽃샘추위는 밤새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하얀 눈을 마구 뿌리더니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았던지 차갑고도 강한 바람을 사정없이 쏟아 붓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후배와 함께 산을 내려오는데 건너편에 선배 한분이 오면서 어이 동생! 오랜만일세! 설이랑 잘 쇠었는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소!”하며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형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그래 고맙네! 근데 애기들이랑 다 왔다 갔는가?” “큰애는 지난주에 왔다 가고 작은 애는 설에 온다고 했는데 쉽지 않아

 

그냥 오지 말라고 했어요.” “왜 뭐가 잘못되어서 그런 건가?” “하필 손자가 다니는 유치원 학부모가 오미크론에 감염되는 바람에

손자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둘째네 가족 모두 검사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다행이 음성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일주일동안 격리를 시켜놓았으니 어디를 맘대로 다닐 수나 있겠어요?” “그러니까 그게 문제라니까 자신도 모르게 감염이 되면

주위 사람들까지 모두 피해를 보니 그게 보통 일인가?” “그러니까요. 그런데 요즘 형님은 통 산()에 안 오시던데

 

혹시 무슨 일이 있었어요?” “~? 그게 갑자기 몸이 안 좋아서 며칠 쉬느라 못 나왔어!” “형님께서도 혹시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은 아니겠지요?” 묻자 빙긋이 웃으며 나는 생각지도 않은 배탈이 나는 바람에 산에 못 왔어!” “배탈이라고요?

 

아니 요즘은 음식이 상하거나 하는 계절은 아닌데 그러네요.” “그게 며칠 전 누가 껍질을 까지 않은 생굴을 선물로 보내왔더라고.

그래서 그걸 까면서 그 자리에서 생으로 먹기 시작했거든.” “그럼 생굴을 좋아하시나요?” “내가 젊었을 때부터

 

아주 좋아했는데 그걸 껍질을 막 깐 다음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를 만큼 정말 맛있더라고.

그래서 선물 온 것을 모두 까서 생으로 먹어 치웠거든.” “선물이 얼마나 왔는데요?” “커다란 아이스박스로 한 개가 왔는데

 

아마 10kg은 넘었던 것 같아!” “그럼 그걸 모두 한꺼번에 까서 드셨단 말씀이세요?” “글쎄 그랬다니까 그랬는데

그날 밤부터 배에서 꾸룩~꾸룩!’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바로 설사가 나오기 시작하는 거야!” “그러면 며칠이나 설사가 나던가요?”

 

그게 벌써 한 3~4일쯤 되었어!” “그랬어요? 그러면 정말 고생이 많으셨네요.”하자 옆의 후배가 그래서 무슨 음식이든

많이 먹으면 적게 먹는 것보다 이익이 없더라고요.” “왜 자네도 무슨 일이 있었던가?” “저는 지난달 제가 아는 지인이

 

간장게장을 보내왔더라고요.” “간장게장이면 아주 맛있었겠는데.” “그런데 그걸 맛있다고 끼니때마다 양껏 먹었는데

한 이틀 그렇게 먹으니 뱃속에서~~! ~~!’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화장실에서 빨리 오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했던가?” “그러면 가도 빨리 가야지 아니면 옷에다 싸겠습니까? 덕분에 한 3일 동안 계속 화장실에 다니다 보니

몸무게가 약 5kg이 빠졌더라고요.” “그러면 설사 잡히는 약을 먹지 그랬던가?” “그래서 병원에 가서 약을 타왔는데

 

의사 선생님이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절대 과식하지 말고 조심하라!’고 했는데 그게 어디 조심이 되겠어요?

하여튼 덕분에 다이어트는 잘 한 것 같은데 언제나 많이 먹는 것 보다는 적게 먹는 것이 훨씬 좋겠더라고요.

 


누구네 집 울타리가에 요염하게 피어있는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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