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14

차용증 때문에

차용증 때문에 선배 두 분과 점심식사를 하려고 식당을 향하여 걷고 있는데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사람이 선배에게 “아제 으디 가시요?” 인사를 하자 “음! 점심 묵을 라고 식당에 가고 있네!” “그래라! 그라문 댕겨 오씨요!”하고 돌아서는 것을 보고 “누구신데 저렇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나요?”묻자 “나 아는 사람인디 쪼끔 그런 사람이네!”하며 빙긋이 웃었다. “조금 그런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인데요?” “그러니까 지난번 우리 사촌동생이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갔지 않는가?” “그랬지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초상집에 그렇지 않아도 정신이 없는데 저 사람이 찾아왔어!” “조문하러 왔을까요?” “그게 아니고 우리 동생이 돈을 5만원을 빌려갔다 며 받으러 왔다는 거야.” “5만원을 빌려가요..

꼼지락 거리기 2022.05.14

사촌동생이 차려준 밥상

사촌동생이 차려준 밥상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삐~리~리!’휴대전화 벨이 울려 받았더니“형님! 접니다.”하는 동생의 전화였다. “그래 잘 있었는가? 집안에 별일은 없고?” “다 잘 있지 무슨 일이야 있겠어요? 그런데 산소(山所)에는 언제쯤 가면 좋겠어요? 옛날처럼 추석에 다녀와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정말 답답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지금쯤은 코로나19가 끝이 나야하는데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니 그동안 사촌(四寸)들 만난 지도 상당히 오래된 것 같은데 모일 수가 없으니 문제 아닌가? 아무튼 9월 18일쯤 다녀오도록 하세!” “예! 알았습니다. 그러면 그날 제가 형님 집으로 갈게요.”해서 18일 조상님이 계시는 산소에 먼저 들려 성묘를 마친 후 금년에 96세 작은 어머니가 계신 작은집으로 향하였..

꼼지락 거리기 2021.12.18

대상포진 때문에

대상포진 때문에 어젯밤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이 날이 새도록 재미있게 놀다간 자리를 미처 치우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동녘 하늘이 밝아오면서 ‘오~로~록 오께옥!’휘파람새의 멋있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온 누리에 울려 퍼지고, 노란 개나리와 수줍은 데이트를 즐기는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의 알 수 없는 사랑의 속삭임이 잔잔하게 귓가를 스치는, 향기 가득한 봄이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살며시 웃고 있었다. 집에서 책을 읽다 문득‘요즘 몸이 아프다!’는 친구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는데 잠시 신호가 가더니 “여보세요!”하며 목소리가 들려왔다. “날세! 점심 식사는 했는가?” “점심은 진작 먹었지 그런데 무슨 일인가?” “다름이 아니고 자네가 요즘 몸이 많이 불편하다고 해서 어찌된 일인가? 궁금해서 전화했네!” “그게 ..

꼼지락 거리기 2020.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