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9

지네 때문에 생긴 일

지네 때문에 생긴 일 “짹! 짹! 짹! 짹!” 오늘도 숲속의 새들은‘내가 최고!’라는 듯 목을 길게 빼고 노래 부르기에 여념이 없고, ‘시계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시계 꽃과 족두리를 닮은 족두리 꽃이 활짝 피어 오가는 길손에게‘반갑다!’는 듯 고개를 흔들고 있는데, 하늘의 해님은 무엇이 못 마땅한지 아직 구름 속에서 고개도 내밀지 않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선배 두 분과 천천히 내려오는데 길바닥에 시커멓고 빨간 다리가 수 십 개 달린 지네 한 마리가 빠르게 기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배 한분이 “이게 어디서 기어왔을까?”하더니 한 발을 높이 들어 밟으려 하자 옆의 선배께서 “왜 그걸 죽이려고 하는가?” “이런 건 죽여 없애야지 안 그러면 사람들에게 해코지 할 수도 있지 않는가?”해서 ..

꼼지락 거리기 202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