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 8

민물조개의 추억

민물조개의 추억 저녁 식사를 하려고 주방으로 들어서자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러 집사람에게 “오늘 저녁반찬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날까?” 물었더니 “어제 웅치(熊峙) 동생이 우렁이하고 마개를 잡아 가져왔데! 그래서 어제와 오늘 해감해서 된장국을 끓였는데 맛있을 것 같아?” “아니 요즘 시골에서 모 심으랴, 보리 베랴, 감자 캐랴, 정신없이 바쁠 텐데 우렁이 잡을 시간이 어디 있어 그걸 잡아와?” “그걸 잡으려고 해서 잡은 게 아니고 논에 모심을 물을 대려고 마을 위쪽에 있는 저수지 물을 모두 뺏던 모양이데! 그런데 모두 빠지고 나니 우렁이와 마개가 저수지 바닥에 쫙 깔려있어 그냥 두기 아까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주웠다고 그러데!” 하면서 전라도에서는 마개라고 부르는 어른 손바닥만큼 큰 민물조개..

꼼지락 거리기 2021.09.04

장인어른과 요양원

장인어른과 요양원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를 이용하여‘하나! 둘! 셋! 넷!’운동을 하고 있는데 “형님! 오셨어요?”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후배가 빙그레 웃고 있었다. “그래! 동생 오랜만일세! 요즘 통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시간이 좀 있었는가?” “별로 바쁜 일도 없는데 이상하게 산에 올 시간은 없네요.” “그런가? 그런데 자네 직장에 정년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금년 6월에 끝나는데 퇴직하면 무엇을 할까? 지금 생각 중이네요.” “그런가? 그런 것을 보면 세월 정말 빠른 것 같지.” “그러니까요. 엊그제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 같은데 언제 그렇게 세월이 가버렸는지 정말 아쉽네요.”하는데 “동생! 아직 멀었는가?”하고 마을의 형님께서 묻는다. “벌써 가시게요? 저는 아직 몸도 풀지 않았는데요.” ..

꼼지락 거리기 2021.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