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10

"담배를 끊으세요!"

“담배를 끊으세요!”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일이어서 시간에 늦지 않도록 약속 장소에 모인 다음 산으로 향하였다. 우리 일행이 얼마나 산을 올랐을까? 차가운 겨울날씨지만 나도 모르게 숨이 차오르고 땀이 조금씩 흐르는 것 같아 바람이 불지 않은 양지쪽에 자리를 잡고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세!”하며 숨을 고르는데 “여기 따뜻한 유자차 있습니다. 한잔씩 하세요!” “저는 고구마를 쪄왔는데 아주 달고 맛있거든요.” “저는 옥수수를 삶아왔는데 드셔보세요!”하면서 자신이 준비해 온 간식거리를 내 놓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자네 옥수수를 어디에 보관했기에 금방 수확한 것처럼 이렇게 찰지고 맛있을까?” “그게 저의 집에서 재배한 게 아니고 강원도 철원에 저의 처제가 사는데 거기서 보내준 옥수수거든요. 그..

꼼지락 거리기 2022.03.05

빨간 우체통

빨간 우체통 글: 류 상 진 꽃향기 그윽한 아름다운 이 가을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보면 어떨까요? 국화 향기 잔잔한 우체국 창가에 앉아 사랑하는 마음을 적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쁜 사연 담은 편지 한 장 빨간 우체통에 넣고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요?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사랑의 편지를 배달하는 집배원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 건네주면 어떨까요? 사랑의 편지를 받았던 날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답장을 써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님께서는 빨간 오토바이를 만나면 무슨 생각이 드시던가요? 국화 향기 가득한 아름다운 이 가을날에

꼼지락 거리기 2021.10.09

사람마다 갖고 있는 병

사람마다 갖고 있는 병 관주산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데 어디선가‘부~우~웅!’벌들이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어른 키보다 두 배는 더 높아 보이는 커다란 아카시나무의 하얀 꽃들이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피어있는 사이를 꿀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먹거리가 귀했던 어린 시절 아카시 꽃을 한 움큼 따서 입에 넣고 잘근잘근 씹으면 달착지근하면서도 향기로움이 입안에 가득차곤 하였는데! 이제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다 잊혀져버린 지난날의 추억이 왜 갑자기 생각날까? 하는데 누군가 “동생! 무슨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사람이 옆에 지나가도 모르는가?”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 두 분께서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형님들! 오랜만에 보겠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우리들이..

꼼지락 거리기 202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