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아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큰가방 2005. 2. 5. 21:37
 

아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1.01.26


질척거리는 길을 피하여 웬만한 길이면 걸어서 다니는 버릇을 가져야 하겠다 싶어 골목길을 들어서면서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소포 꾸러미를 들고 수취인 댁을 찾아갑니다. 그리고는 “주복동 씨! 주복동 씨!” 하면서 큰소리로 수취인 이름을 불렀더니 여섯 살 쯤 먹어 보이는 남자 어린이가 대문으로 나오면서 하는 말이


"아저씨! 왜 주복동씨를 찾으세요?" 하고 묻습니다. "어! 이놈 봐라!" 하는 생각에 "너 누구냐?" 하였더니 “저는 주영섭이고요! 우리 아빠는 주자(字)용자 범자 인데요! 왜 그러세요?” 하는 겁니다. "그럼 주복동 씨는 누구 되는데?" 하고 물었더니 "예~에! 우리 할아버지 인데 왜 그러세요?"


"응 너의 할아버지께 소포가 왔으니까 도장을 가지고 나오시라 그래라!" 하였더니 "엄마! 엄마! 우체국 아저씨가 오셨으니까 빨리 나와 보세요!" 합니다. 잠시 후 영감님께서 도장을 가지고 나오시더니 "정말 고생하시네! 섣달그믐 날 인데도 쉬지도 못하고!" 하셔서 "저희들이 이렇게 해야 선물이 제대로 전달이 될게 아닙니까?


좋은 설 보내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고는 대문 밖으로 나오려는데 아까 그 남자 어린이가 하는 말 "아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겁니다. "그래! 너도 복 많이 받아라!" 하면서 마음속으로 매우 흐뭇한 기분입니다. 어쩌면 새해에는 더욱더 보람찬 한해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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