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이야기

세 번째 전화

큰가방 2012. 10. 28. 09:02

 

세 번째 전화

 

전남 보성 회천면 마산마을 우편물 배달을 끝내고 마지막 석간마을을 향하여 천천히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달리고 있는데 휴대폰 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즐거운 오후 되십시오. 류상진입니다.”

“여기 천포인데요. 아침에 택배를 오후3시에서 5시 사이에 배달해 준다는 문자를 받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까지 배달해 주지 않아 전화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하는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려온다.

 

“실례지만 성함이 누구신가요?” “저요? 김영금인데요.” “오늘 김영금 씨에게 우편물이 아무것도 없었는데 제 생각으로는 문자가 잘못 간 것 같습니다.”

“그럴 리가 있나요. 그 택배는 제가 기다리고 있던 거라서 오후 3시부터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택배를 보낸 곳이 목포인데 어제 보냈다는 전화를 받았거든요.”

 

“그렇습니까?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제가 지금 확인해보겠습니다.”하고 얼른 PDA를 꺼내 오늘 배달한 택배를 모두 조회하여 보았지만 없었다.

“죄송합니다. 만 오늘은 도착한 게 없거든요. 어제 오후 늦게 목포에서 발송하였다면 하루쯤 늦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요? 알았습니다.”하고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약 5분 후 석간 마을입구로 들어서려는데 다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즐거운 오후 되십시오. 류상진입니다.”

“방금 전화했던 사람인데요. 목포로 전화를 했더니 이미 배달 완료되었다는 문자가 왔다는데 정작 나는 택배 구경도 못했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요?”하며 화가 잔뜩 난 목소리가 들린다.

 

“그랬어요? 그러시면 택배 번호는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어요!” “그러시면 약 30분 정도만 기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제가 우편물 배달중이어서 어떻게 말씀드리기가 곤란하거든요.

배달이 끝나면 사무실에 가서 우편물 종적조회를 해 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으니까 죄송합니다. 만 그때까지만 기다려 주십시오.”

 

“아니 택배를 어떻게 취급하기에 받을 사람. 보낸 사람 모두 문자만 보내놓고 배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지금 당장 필요한데!”

“죄송합니다. 아마 무슨 착오가 생긴 것 같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제가 무어라 말씀드릴 수가 없으니까 죄송합니다. 만 약 30분 정도만 기다려주십시오.

일단 사무실에 가서 조회를 해보고 바로 전화 드리겠습니다.” “알았으니 빨리 연락해 주세요! 아시겠지요?”하고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석간마을 우편물 배달이 모두 끝나고 사무실을 향하여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을 때 또 다시 휴대폰 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즐거운 오후 되십시오. 류상진입니다.”

“방금 전화했던 사람인데요. 혹시 오늘 서당리 김서영 씨에게 택배 배달한 적 있나요?”하고 묻는데 조금 전과는 달리 말씨가 굉장히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김서영 씨께는 아까 오후 3시 반쯤 배달했는데요.”

 

“그랬어요? 내가 택배를 집에서 받기 곤란하다고 하니까 아마 목포에서 그곳으로 보낸 것 같아요. 그러면 누구에게 배달하셨나요?”

“김서영씨 본인에게 배달하였는데 그분께서‘모르는 사람에게 택배가 왔네!’하시더라고요.”

“그랬어요? 그러면 그것이 내 택배인 것 같거든요. 바쁘실 텐데 자꾸 전화해서 미안합니다. 아까 택배 조회해 달라고 한 것은 없었던 것으로 해 주세요. 그럼 수고하세요!”하고 전화는 끊겼는데

 

문득 바라 본 푸른 하늘에는 예쁜 인형을 닮은 하얀 구름이 어디론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가을은 우리의 마음을 늘 풍요롭게 하고 있었습니다.

 

 

 

 

 

 

 

 

 

42067

'따스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슨 옷을 입으까?"  (0) 2012.11.10
두개의 보청기  (0) 2012.11.03
벌 소동  (0) 2012.10.20
할머니와 손자들  (0) 2012.10.13
"딸이 다섯이여!"  (0) 2012.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