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레시피(Recipe)
“오늘 남부지방은 오후부터 흐려져 밤부터 비가 내리겠습니다. 비는 내일 아침부터 서서히 그치겠으나 많은 곳은
강풍과 함께 100mm가 넘게 내리는 곳도 있겠으니 비 피해가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적중했는지
하늘에 검은 구름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집에서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S본부가 방송하다 이제는 폐지한‘아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을 재방송하고 있었는데, 국민 MC 이경규의 딸 예림이가 아빠를 위하여 샐러드를 만드는 과정인데 “샐러드는 하지 마! 밥을 해! 밥!”하는
부탁에도“지난번에 잘못 만들었던 샐러드를 이번에는 만회하겠다!”며 아빠에게 “이번에는 간섭을 많이 하지 마! 아빠가 자꾸 닦달하니까
내가 불안해 가지고!”당부하더니 스마트폰에서 레시피(Recipe)를 검색하여 주방 조리대에 놓고, 처음에는 싱싱한 달래를 손질하여 접시에 놓고
양상추 겉잎을 손으로 대충 뜯어 달래가 놓인 접시에 놓으려고 하자 “그러지 말고 학원에 좀 다녀! 손으로 뜯지 말고!”
아빠의 말에“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그리고 손맛이 첨가 돼야 해!”하더니 이번에는 대추 말린 것을 군데군데 놓아두고, 그릇에 다진 마늘과
소금 한 큰 술, 설탕과 식초 한 큰 술, 그리고 마지막으로 겨자 아주 큰 한술을 넣고 잘 섞은 다음, 샐러드위에 뿌려 먹을 것을 권하자
불안한 아빠 “먼저 맛을 봐야 하는 것 아니야?”물었으나 “괜찮다!”며 다시 먹을 것을 권하자 한입 먹어본 아빠 “꺽!”하는
소리와 함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하면서도 다시 맛을 보더니 고통스러운 얼굴로 딸에게 “너도 한 번 먹어봐!”라며 먹을 것을 권하자
자신만만해 하던 예림이 맛을 보더니 “으악!”외마디 소리와 함께 비명을 지르자 아빠가“샐러드가 이렇게 고통스러운 음식인줄 몰랐어요!”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나기 시작하였다. 지난번 정기 산행(山行)하던 날 친구와 함께 산을 오르면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내가 며칠 전 잘 아는 지인(知人)에게 뽕나무에서 나는 아주 귀하다는 상황버섯을 선물 받았거든.”
“그랬어! 요즘 그게 상당히 비싸던데!” “그런데 어떻게 해 먹어야 좋은 줄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검색을 해 봤더니
여러 가지 레시피가 있어서 그걸 보고, 먼저 큰 가마솥에 물 5양동이를 붓고 사골(四骨)과 한약방에서 지어 온 한약(韓藥) 그리고
상황버섯을 넣은 다음 이틀 동안 푹 고았거든.” “그걸 이틀 동안이나 고았다고?” “그랬더니 내가 보기에 마치 환약(丸藥) 만들기
전 단계처럼 아주 검고 윤기가 나더라고!” “그럼 너무 고았다는 이야기 같은데, 먼저 맛을 보지 그랬는가?” “그래서 한 그릇 떠서 맛을 보았는데,
그냥 씁쓰름한 것 같더라고! 그래서 다시 한 그릇을 떠서 마셨는데 마시자마자 무언가 ‘톡!’쏘는 느낌이 들면서 혀에 마비가 온 것처럼
감각도 없고, 또 귀도 아프고, 이빨도 아프고, 머리가 멍해지며 갑자기 병신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야!”
“그걸 한 그릇만 마시면 좋았을 텐데 두 그릇이나 한꺼번에 마시니 그렇게 된 것 아닐까?” “그래서 개에게 먹으라고 그릇에 부어주었는데
그것을 먹더니 설사를 심하게 하더라고!” “개는 사람보다 체중이 덜 나가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탈이 날 텐데 한꺼번에 많이 부어주니
개가 먹기 싫을 만큼 먹었겠지! 그러다 설사도 했을 것 같고.” “하여튼 그것 때문에 나도 고생하고 개도 고생하고,
그래서 그 일을 생각하면 스마트폰 레시피는 참고는 할지라도 백 프로 믿을 것은 전혀 못되는 것 같더라고!”
"어르신 거기서 뭣하세요?" "논에 피가 너머나 만해갖고 잔 뽑아 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