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네비게이션 유감(遺憾)

큰가방 2017. 3. 12. 09:26

네비게이션 유감(遺憾)

 

오늘 밤부터 남부지방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오니 밖에 외출하실 분들은 따뜻한 겉옷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적중했는지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간밤에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세상은

 

온통 은백색으로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여보세요! 류상진 고객님 휴대폰이지요?” “그런데 누구십니까?” “택배(宅配)인데요.

수거해야할 물건이 있다고 해서 집을 찾는데 세 번째 왔는데도 아직 못 찾고 있거든요.” “그렇습니까? 그러면 지금 어디 계시는데요?”

 

정산아파트 근처 24시 마트(mart) 앞에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앞에서 우측을 보시면 정자나무 한그루가 보이지요?”

! 보입니다.” “그러면 정자나무 아랫길로 계속 직진해서 약 300m쯤 올라오십시오. 그러면 제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 전화는 끊겼다. 그래서 반송해야할 물건을 가지고 도로에 나가 조금 기다리니 택배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저의 집을 못 찾으셨어요?” “저도 택배를 배달하기 때문에 웬만한 집은 잘 찾아내거든요.

 

그런데 선생님 댁은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더라고요. 그래서 네비게이션(navigation)을 켰는데 자꾸 여기 길 위쪽 우측에 있는 2층 집으로

안내를 하더라고요.” “혹시 네비가 지금 제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우회전하라!’는 안내를 안 하던가요?” “우회전하라! 고 하는데

 

어떻게 차가 골목길로 들어갈 수 있습니까? 그래서 위쪽길인가 보다 했는데 집은 나타나지 않으니 정말 답답하더라고요.”

저도 어디 다녀오면서 네비를 켜고 집으로 오면 꼭 이 자리에서우회전하라!’는 안내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때는 걸어서 골목길로

 

들어오시면 되는데 자꾸 도로만 생각하시니 찾기가 힘든 겁니다.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하고 택배차를 돌려보내고 나니 지난번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니까 작년 7월 중순 보성군 웅치(熊峙面)에서 감자 농사를 짓고 있는 손아랫동서네 집에서 감자 수확(收穫) 한다기에

 

찾아가 도와주고 지인들과 친척들에게 보낼 감자 몇 박스를 구입하여 보성우체국에 전화를 하였는데, 마침 잘 아는 후배 직원이 전화를 받기에

여기 웅치면인데 감자를 택배로 보내야하는데 가지러올 수 있겠는가?”물었더니 물론 가야지요. 그런데 거기가 어딘데요?”

 

여기는 웅치면 일림로인데 지리(地理)를 잘 모르면 네비게이션을 찍고 찾아오면 쉬울걸세!”하고 정확한 주소를 알려주자

제가 잘 모르지만 약 30분 정도는 걸리겠네요.”하여 우체국 택배 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시간이 넘도록 오지를 않는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안 오고 있지? 벌써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혹시 무슨 일이 생겼나?”하고 불안한 마음에 휴대전화를 걸었더니

지금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이 들판에 있나요?” “들판이 아니고 여기는 동고지마을인데!”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이상하게 농로 길로 안내하네요.”

 

그러면 무엇이 잘못된 것 같은데 차를 돌릴 수는 있는가?” “돌릴 수는 있어요.” “그럼 차를 돌려 다시 도로로 나오게!”하여

도로로 나온 차는 네비를 껏다가 다시 켜자이번에는 집을 제대로 안내해서 찾아왔다!’며 쓴 웃음을 짓는다.

 

우리가 낯선 곳을 찾아갈 때 흔히 쓰는 네비게이션이 가끔은 엉뚱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바람에 고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스스로 주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아서여기는 골목길로 올라가야 하니 차에서 내려 걸어가십시오.’ ‘지금 우리는 집이 없는 들판으로 들어섰으니

 

다시 도로로 나가십시오.’하는 식으로 안내해주는 인공지능(人工知能) 네비게이션이 개발되어 엉뚱한 길 안내로 고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정말 좋겠다


무슨 사진일까요? (보리차용 옥수수를 뻥튀기 기계로 튀겼더니 이렇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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