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세발 낙지 이야기

큰가방 2018. 10. 11. 14:53

세발 낙지 이야기


전남 보성읍 용문리 들녘입니다.

전남 보성군 회천면 전일리 군학마을 선창 야경입니다.

지난 2018년 10월 3일 오후 저의 손폰이 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나여! 그란디 먼 일인가?" "요새 전일리 군학 선창에서 세발 낙지가 많이 잡힌다고 그러네 그러니 좀 이따 내가 자네 집에 갈테니까 준비하고 나오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데?" "낙지를 뜰 채하고 손 전등 그리고 바닷가니까 혹시 추울 수 있으니 옷도 따뜻하게 입고 나오게!"  "알았네!" 하고 전화를 끊은 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친구를 따라 나섰습니다.  

군학마을 선창은 무척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바다 건너 멀리 보이는 불빛은 전남 보성군 회천면 동율리 바닷가의 불빛입니다.


"낙지야~ 낙지야! 어딧니?" 그러나 세발 낙지는 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군학마을 선창은 시간이 지난수록 무척 평화롭게만 보였습니다.


"어야~ 뭣이 좀 보인가?" "금메 내가 온께 애들이 전부 피난을 갔는가 어쨌는가 한마리도 안 보이네!"


그때 마음 청년을 만났습니다. "어야! 오늘은 어째 낙지가 한마리도 안 보인단가?" "오늘은 썰물 때라 지금 바닷물이 빠지기 때문에 낙지 뿐 아니라 다른 고기도 안 잡혀요!" "그럼 언제 잡아야 하는데?" "이따 새벽 3~4시쯤 그때 잡아야 할 겁니다."

"그럼 세발 낙지도 물때를 잘 맞춰야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네!"  "그렇지요! 요즘 세상에 쉬운게 어디 있답니까?" "자네 말이 정답일세!"

결국 친구와 저는 세발 낙지는 구경도 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남의 말만 믿지 말고 조금 더 자세히 물때 같은 것도 알아보고 가야지! 남이 세발 낙지를 잡는다고 하니까 무조건 가는 사람이 어디있어?"


여기서 세발 낙지란? 다리가 셋 달린 낙지가 아니고 발이 가늘고 작아 한 입에 넣기 좋은 낙지를 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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