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말을 안 들으니 탈이 나는 거야!"

큰가방 2019. 2. 9. 14:01

말을 안 들으니 탈이 나는 거야!”

 

많은 사람이 오고 갔을 꼬불꼬불 폭 좁은 산책로에는 붉게 물든 단풍잎과 바싹 말라버린 밤나무 잎, 그리고 노랗게 변해버린

바늘 같은 솔잎 등 크고 작은 낙엽들이 지나가는 갈바람에 우수수 쏟아져 이리저리 구르며, 나르며, 흩어졌다가 구석진 곳을

 

찾아 웅크리고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은 시골 들녘에서는 어디서 날아왔는지

까치 두 마리가 마치 제 세상이라도 만난 듯~~!”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산행(山行)하는

 

날이어서 시간에 맞춰 약속장소에 모여 산으로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이 전남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해발 723m 천관산(天冠山)에 오르고 있을 때 평소처럼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자네 몇 년 전에 암() 수술(手術)을 받았다고 했는데

 

그때 무슨 암이었던가?” “신장(腎臟) 그러니까 콩팥에 그게 있다고 하더라고!” “그랬어? 그러면 어떻게 암이 있는 줄 알고

수술을 받았던가?” “우리가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健康檢診)을 하지 않는가? 그때 병원에서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라!’

 

권해서 그렇게 했는데 담당 의사께서복부에 물혹이 하나 보이는데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고!”

그럼 그렇게 했던가?” “그 뒤에 바로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그때는현재는 암이 아닙니다. 그러나 계속 관찰을 해야 되니까

 

6개월에 한 번씩 오셔서 검사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해서 그 뒤로도 계속 받았는데 3번째든가 4번째에 담당 교수께서

심각한 얼굴로 검사했던 사진 속에 검은 점을 가르치며여기에 암이 생겼으니 수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그러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그게 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물었더니소변검사에 혈뇨(血尿)가 보이거든요. 그건 이것이 암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겁니다.

그러나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부분만 조금 잘라내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해서 받았는데

 

아직까지는 건강하다고 하니까 나는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운()이 좋은 사람 같아!” “그렇다면 다른 후유증 같은 것은 전혀 없고?”

전혀 없으니 자네랑 이렇게 산에도 다니지 무엇이 잘못되면 이렇게 다닐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건 왜 묻는가?”

 

다름이 아니고 자네도 잘 알고 있는 우리 중학(中學) 동창생(同窓生) 창모라고 있지 않는가?” “회천서 살고 있는 친구 말인가?

그 친구가 어째서?” “며칠 전 암으로 죽었어!” “창모가 암으로 죽었다고? 그 친구가 몸이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는

 

진작부터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쉽게 갈 줄은 정말 몰랐네! 그런데 무슨 암으로 죽었다던가?” “그게 처음에 간()에서

시작된 암을 모르고 치료를 하지 않고 있으니까 차츰 전이가 되면서 췌장(膵臟)까지 옮아가 나중에는 어떻게 손 쓸 겨를도 없이

 

커졌다고 그러네!” “그러면 몸에 암이 그렇게 널리 퍼지도록 전혀 모르고 있었을까?” “몰랐으니 치료를 안 하고 있었겠지!

알았으면 그렇게 커지도록 놔두었을 리가 없지 않는가?” “그럼 그동안 건강검진은 안 받았을까?” “그러니까 그게 미스터리라니까!

 

다른 사람들 다 받는 것을 그 사람은 안 받았다고 하더라고!” “그 사람도 참! 아니 그 동안 한번이라도 받았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자녀들 놔두고 마음이 안 놓여 어떻게 눈을 감고 갔을까?”

 

그러니까 그게 안 됐다는 이야기야! 건강검진이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고 자신의 몸 생각하고 받으라는 건데, 하여튼 말을 안 들으면 탈은 분명히 나게 돼있어!”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엄청난 바람이 불어대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2017년 늦 가을에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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