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타짜가 되는 법

큰가방 2022. 4. 9. 15:30

타짜가 되는 법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일이어서 집결장소에 모인 다음 산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이 산을 얼마나 올랐을까?

길 한쪽에 커다란 아름드리나무 한그루가 부러져 썩어가고 있었는데. 그걸 바라보던 선배 한분이 옛날 같으면 저 나무도 불을 때려고

 

어떻게든 집으로 옮겼을 텐데 아깝네!”하며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그러면 형님도 옛날에 나무를 많이 하러 다니셨어요?”

내가 젊었을 때는 논밭에 가을걷이를 모두 끝내고 겨울이 돌아오면 할 일이 없어! 그러다보니 아침밥 먹고 나면

 

산에 나무를 하러가든지 아니면 마을 사랑방으로 놀러가든지 했거든.” “마을 사랑방에서는 무엇을 하셨는데요.”

그 시절에는 휴대폰이나 태래비 같은 게 없던 시절이니 마을 사랑방에 사람들이 모이면 화투를 가지고 먹기 내기를 하거나 아니면

 

돈 따먹기 노름을 했거든.” “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겨울철 농한기에는 마을 사람들이 사랑방에 모여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 또는 빗자루 같은 걸 만들었다고 하던데 그런 건 안 해 보셨어요?” “그건 시골마을 사랑방 이야기고 우리는 그래도

 

시내(市內)서 산다고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 같은 건 짜지 않고 그저 모이면 노름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 “그러면 돈은 많이 따셨어요?”

돈을 따면 얼마나 땄겠는가? 그저 장난내기로 시간 보내려고 하는 거니까 따도 그만 퍼도 그만인 거지.”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후배가 형님! 저는 젊었을 때 타짜 기술을 배우려고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랬어? 그걸 왜 배우려고 했는데?” “그러니까

제가 회사에 시험 봐 놓고 발령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심심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거기서 노름판이 벌어졌더라고요.”

 

그럼 자네도 같이 노름을 했던가?” “처음에는 장난내기로 시작한 것이 점차 판이 커지더라고요. 그런데 형님도 아시다시피

화투장도 처음 잡아본 제가 거기서 어떻게 돈을 따겠습니까?” “그랬으면 자네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였겠지.”

 

하여튼 그렇게 해서 한 며칠째 계속해서 돈을 잃고 나니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마침 제가 타짜 한분을 알고 있었는데

그분을 찾아갔거든요.” “찾아가니 반갑게 맞이하던가?” “어떻게 반갑게 맞이하기를 바라겠어요? 그래서 지금은 5만 원 짜리가 있지만

 

그때는 10만 원 권 수표를 사용하던 시절이어서 수표를 가지고 찾아가 내밀며기술을 좀 가르쳐 주십시오!’부탁했더니

화투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데 손이 어찌나 빠른지 도저히 따라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면 끝까지 기술을 배우기는 배웠는가?”

 

그래서 차근차근하게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십시오. 부탁을 해서 몇 번을 연습하고 또 연습을 했는데 막상 실전에서는

그걸 써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왜 그걸 못 써먹었는데?” “가만 보니 제 친구들이 저 보다 먼저 그걸 배웠는지

 

저보다 한수 위인데 어떻게 그걸 써먹겠습니까? 그래서 결국 돈만 없어지고 말았지요. 그래서 다시 타짜 선생님을 찾아가 말씀드리면서

새로운 방법은 없을까요?’부탁했더니그러면 어디 어디를 찾아가 화투를 사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와서 자세히 보니

 

화투에 자신만 알 수 있는 표시가 되어 있는데이건 절대 남에게 말하면 안 되니까 철저하게 보안에 힘쓰고 사용하라!’고 했는데

얼마 쓰면 표시가 지워져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타짜는 되지 못한 채 돈만 없어지고 말았지 뭡니까.”

 

무엇이든 그렇겠지만 타짜도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또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좌우되는 것이니

자네가 그때 타짜가 되지 않고 끝난 게 천만다행으로 생각하시소?”

 


금년에도 변함없이 명자 꽃이 예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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