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안

16가지 만두

큰가방 2005. 6. 30. 22:56
16가지 만두


화청지 구경을 마친 저의 일행은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향하였습니다. 서안의 특산물 밀로 만든 16가지 만두를 잘 만드는 식당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많은 차가 밀리고 있었습니다. 그 식당을 향하여 20 여분을 달리던 버스가 많은 숲이 우거진 어느 한적한 길로 들어서더니 조용한 주택가 같은 곳에 우리 일행을 내려주었는데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은 허름한 군복 같은 옷을 입고 양손에 알 수 없는 물건을 들고 “한 개 한국 돈 천원!”을 외치는 남자였습니다. “참! 신기하단 말이야! 어떻게 이곳까지 우리가 올지 알고 저렇게 기다리고 있었지?”하고 저의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의 일행이 안내된 식당은 겉모습은 아담한 주택 같은 식당이었는데 식당 내부는 조금 허름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사랑의 나무 윗쪽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래쪽에는 온천이 있다고 하였는데저는 가 보질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식당에서 우리나라에서 쌀가루를 내릴 때 사용하던 체 같은 곳에 만두를 담아 내놓기 시작하였는데 맨 처음 나온 만두는 어른의 새끼 손톱만한 약간 푸른색 만두였습니다. “만두가 너무 작은데 이런 만두를 어떻게 만들었을까?”하고 만두 한 개를 입에 넣고 맛을 보았는데 만두 맛은 우리나라 만두에 비하여 그렇게 특별히 맛있는 만두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점차 조금 큰 만두가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만두에 색소를 약간씩 가미한 듯 보라색 청색 만두가 나왔었고 한 사람이 많게는 두개 정도 먹을 수 있도록 만두가 나오는 것입니다. “아! 만둣국이 먹고 싶은데 설마 여기서 만둣국을 만들어주지는 않겠지요?”하는 저의 농담에 저의 일행 중 한 사람이“만둣국 좋지요! 여기 만둣국 한개 더 추가요!”하고 큰소리로 말하자 중국 식당 직원들이“지금 뭐라고 하셨어요?”하는 눈초리로 저의 일행을 번갈아 쳐다보았습니다.

 


*양귀비가 온천물에 목욕을 하였다는 목욕탕 건물인데 건물 내부를 촬영하였으나 사진이 나오지 않아 무척 서운하였습니다. 


만두를 먹은 다음 잠시 기다리니 밥과 간단한 반찬이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그릇을 보니 턱이 깨진 그릇이 많이 보이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음식이 별로 정갈하지 않은 듯 보였고“아니! 웬 턱 깨진 그릇을 이렇게 가져오는 거야?”하고 항의하려고 하자 김복옥 가이드께서 “원래 중국이라는 나라는 우리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식당에서 이렇게 턱이 깨진 그릇을 내놓은 이유는 ‘우리 식당은 이렇게 옛날부터 전통 있는 식당입니다!’하는 것을 자랑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급 식당일수록 전통 있는 식당일수록 이렇게 턱이 깨진 그릇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손님들도 일반 손님에게는 이렇게 턱 깨진 그릇을 내놓지 않고 특별한 손님들에게만 이런 그릇을 내놓습니다! 중국인들은 이렇게 턱이 깨진 그릇에 음식 대접을 받으면 무척 흐뭇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는 오늘 특별하고도 귀한 손님이라는 뜻으로 이런 그릇을 내놓았을 겁니다!” 하고 설명을 하였습니다.

 


*당 현종과 양귀비의 연희 장면을 묘사한 조각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턱이 깨진 그릇은 사용하지 않고 특히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할 때 턱이 깨진 그릇을 사용하면 큰 실례로 알고 있는데 중국인들은 오히려 턱 깨진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손님들을 우대하는 것이라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서양의 어느 호텔에서는 한국인들이 북쪽으로 머리를 두르고 잠자기를 꺼려한다는 사실을 알고 머리가 북쪽으로 가지 않도록 침대를 다시 배치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중국의 식당에서도 자기들의 전통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턱이 깨진 그릇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턱이 깨진 그릇 사용은 하지 않는 것이 손님에 대한 예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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