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주

서호 유람선

큰가방 2005. 9. 14. 00:21
서호 유람선


저의 일행을 태운 유람선은 천천히 서호 호수의 이곳저곳을 달리고 있었는데 유람선에서는 많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바람에 가이드의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여 어느 곳이 서호의 1경인지 또 어느 곳이 서호의 2경인지도 모른 채 부지런히 디카로 사진만 촬영하고 있었고 또한 날씨마저 계속해서 이슬비가 내렸다 잠시 후 굵은 빗방울로 바뀌다 또 다시 이슬비로 바뀌어 내리는 바람에 자꾸 선실안과 밖을 들어갔다 나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서호는 정말 아름다운 호수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았습니다. 넓은 호수위에 두둥실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호수 위의 조그만 섬들과 울창하게 우거진 숲 그리고 수많은 산등성이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안개는 비 내리는 날씨임에도 정말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호수 위에 떠있는 조그만 섬인데 어떻게 저런 조그만 섬에 물에 잠길 듯한 건물을 지을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커다랗고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운 생각이 들면서 제가 언젠가 우리나라의 충주에서 유람선 타고 충주호를 돌아본 적이 있었는데 충주호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라고 한다면 서호는 자연 그대로의 호수에 호수주변에 수많은 나무를 심어 산림녹화(山林綠化)가 잘되어 있는 호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가이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한 관계로 나중에 사진속의 서호가 어느 곳이 어느 곳인지 분간하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저의 일행은 어느덧 서호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버스로 다시 돌아와 다음 목적지인 육화탑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저의 일행을 태운 버스의 기사님과 주차장 관리원과 무슨 말인가를 주고받더니 갑자기 고함을 지르며 싸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서호의 호수 위에는 크고 작은 섬이 여러 개가 있었는데 모두 녹음이 우거진 아름다운 섬으로 보였습니다. 


무슨 영문인지를 모르는 저의 일행은 그저 어안이 벙벙한 채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버스 기사님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합니다. “버스 기사님이 무척 점잖은 분 같아 보이던데 무엇 때문에 기사님이 저렇게 화를 내고 저러시는 거야?” 하고 제 옆에 앉아있는 동료에게 물었더니 “실장님도 생각해 보세요! 제가 중국에서 겨우 7박 8일을 살아 중국말을 잘 모르는데 무엇 때문에 버스 기사님과 주차장 관리원과 싸우는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정 궁금하시면 실장님께서 직접 가서 중국말로 물어보세요!” 하고 대답하는 바람에 저는 그만 할말을 잃고 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버스는 육화탑을 향하여 출발하기 시작하였는데 “가이드 선생님! 방금 전 기사님께서 왜? 저렇게 화를 내고 주차장 관리원과 싸우신 겁니까?” 하고 물었더니

 


*호수의 떠있는 섬과 섬을 연결한 다리인데 어떻게 보면 떨어져 있는 듯한 이상한 모습이 저의 눈을 의심하게 (저의 눈이 잘못되었을까?) 하였습니다.


 

“이곳 주차장은 1시간을 기준으로 주차요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일행이 타고 있는 버스가 2시간 4분 정도 주차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차비를 3시간 요금을 내라고 하여 기사님께서 화를 내신 겁니다!” “그럼 누가 이긴 겁니까? 기사님이 이긴 겁니까? 아니면 주차장 관리원이 이긴 겁니까?” 하고 물었더니 “그야 물론 우리 기사님께서 이기신겁니다!” 하고 설명을 하자 버스에 타고 있던 저의 일행 모두가 “주차장 관리원과 싸워 주차비를 아끼신 우리 버스기사님께 박수~우!”하며 박수를 쳐주었더니 버스 기사님은 빙긋이 웃으며 목례를 하였습니다.“여러분! 중국인들이 싸우면 어떤 사람이 이기겠습니까?” 하는 느닷없는 가이드의 질문에 저의 일행 모두 잠시 어리둥절한 눈으로 가이드를 바라보았더니

 


*내리는 빗속에서도 멀리 보이는 산에는 안개가 천천히 피어 오르기 시작하여 정말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중국에서는 반드시 주먹만 크다고 해서 싸움에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싸우는 사람의 상대에 따라서 다르겠지요? 가령 덩치가 아주 큰사람과 덩치가 아주 작은 사람이 싸운다면 물론 덩치가 큰사람이 유리하고 또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덩치가 비슷한 사람들이 싸운다면 누가 이기겠습니까? 중국의 만주 쪽에는 주먹이 큰사람이 이긴다고 합니다. 물론 싸우는 상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먹이 크다면 물론 유리하겠지요? 그러나 남쪽으로 내려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남쪽에서는 목소리가 커야 이길 수 있습니다. 방금 우리 기사님도 목소리가 커서 주차관리원과 싸워 이긴 겁니다!” 라고 설명하는 바람에 저의 일행은 한바탕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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