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주

중국에서 마지막 밤

큰가방 2005. 9. 8. 22:27
중국에서 마지막 밤


소주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 저의 일행은 다시 항주로 되돌아오기 위하여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 순간 지금까지 짙은 먹구름에 어두컴컴하던 하늘에서 천천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억수 같은 비로 바뀌면서 마구 퍼붓기 시작하였습니다. “여러분! 소주 구경 잘 하셨습니까? 오늘 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만약 관광지에서 비가 내리면 어쩌나? 하고  저의 마음이 무척 조마조마하였는데 다행스럽게 여러분이 소주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신 후 비가 내리니 저의 마음이 조금 가볍습니다. 제가 아침에도 말씀드렸듯이 원래 항주나 소주는

 


*항주로 돌아오는 길 휴게소에 잠시 들렀을 때 촬영한 사진인데 너무나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일년 중 절반 이상이 비가 내리는 날씨입니다. 그래서 늘 우산을 준비하여야 합니다. 이제 소주에서의 일정은 모두 끝이 났고 지금부터는 여러분께서 항주 관광을 하실 차례입니다. 오늘은 우선 영은사를 둘러볼 예정입니다. 영은사는 항주 서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비래봉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영은사는 동진(東晋) 시대 인도승려 혜리가 지은 선종 10대 사찰중의 하나이며 천왕전에는 운림선사(云林禪寺)라는 현판이 걸려있는데 이 현판은 청나라 강희 황제가 직접 쓴 글씨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청나라의 강희 황제가 남쪽 지방을 돌아보던 어느 날  항주에 들러 북고봉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호텔에서 도로를 바라보고 촬영한 사진인데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항주의 거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고봉에서 바라본 영은사는 구름이 자욱하고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바라본 강희 황제는 ‘운림선사’ 라는 네 글자를 생각해 내고 자신이 직접 글씨를 써 영은사에 하사하였다고 합니다. 영은사의 대웅보전은 높이가 약 33미터로 중국의 유명한 건축물 중의 하나입니다. 영은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래봉은 209 미터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로 영은사를 창건한 인도승려 혜리가 인도에서 날아와 다시 인도로 돌아갔다는 전설에 의하여 비래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비래봉의 암벽에는 약 330여개의 석각 조각상이 새겨져 있으며 영은사 계곡에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잠시 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비가 쏟아붓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원전체가 짙은 안개에 쌓여 그야말로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고 합니다!” 하는 가이드의 설명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퍼붓고 있었는데 어찌나 많은 비가 퍼붓던지 “정말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는데 괜찮은 것인가? 혹시 물난리가 나지는 않는 것일까?” 하고 걱정을 하는 동안에 저의 일행을 실은 버스는 항주로 계속해서 열심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쯤 시간이 지난 후 항주에 도착하였지만 계속해서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는 비 때문에 저의 일행은 정작 영은사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오늘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인 황관 호텔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그날 밤 황관 호텔의 회의실에서 간단한 토의를 하는 장면입니다.


그날 밤 일찍 저녁 식사를 마친 저의 일행은 호텔의 회의실을 빌려 이번 여행의 문제점에 대하여 간단한 토의를 하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 우정사업본부에서 이번 우수 직원 단기 해외 연수를 계획한 목적은 지금까지 우리의 모든 업무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직원에게 다소나마 위로를 해드린다는 목적으로 이번 해외여행을 계획하였으며 모든 업무를 다른 직원보다 솔선수범하여 모범적으로 처리하는 직원을 최우선으로 선발하였습니다. 그리고 본부에서는 이번 여행에서 여러분이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최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처음 토의를 시작할 때는 1시간 정도 예상을 했는데 무려 3시간을 넘긴 후에 토의가 끝이 났습니다.


만 그러나 이번이 우수 직원 해외연수는 첫 번째 연수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러분의 불편이 많았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기회에 여러분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말씀하여 주시면 다음 기회에 해외연수를 떠나는 직원들의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많은 참고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저의 연수단 단장님의 말씀에 따라 각자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기 시작하였는데 “부부 동반으로 여행을 다녔으면 좋겠다!” 라는 의견과 “일정이 너무 바빠 개인의 자유시간이 없었다.” 등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는데 “외국에 나왔으면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하여 한번 쯤 돌아볼 수 있는 차분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회의 진행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밤 11시가 거의 가까울 무렵 회의가 끝났습니다.


너무 일정이 바쁘다 보니 그런 시간이 전혀 없었고 특히 야시장 같은 곳을 돌아보면서 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체험 현장이 없어 정말 아쉬운 것 같았다!” 는 저의 생각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처음 회의를 시작할 때는 약 1시간 정도 회의를 계획하였으나 회의를 진행하다 보니 시간은 밤 10시가 훨씬 넘은 11시가 가까운 시간이 되어버렸고 “오늘 밤이 중국에서 마지막 밤인데 술이라도 한잔해야 하지 않겠느냐?” 는 저의 일행들의 의견에 따라 회의를 마치고 간단히 술자리를 갖기로 하였으며 그렇게 해서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은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중국 항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인이 평생 할 수 없는 일 세 가지  (0) 2005.09.11
서호(西湖)로 가는 길  (0) 2005.09.09
졸정원(拙政園)  (0) 2005.09.05
졸정원으로 가는 길  (0) 2005.09.02
호텔에서 생긴 일  (0) 200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