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주

호텔에서 생긴 일

큰가방 2005. 9. 1. 23:26
호텔에서 생긴 일


졸정원으로 가는 도중 시계를 보았더니 시간은 벌써 점심때가 훨씬 넘은 시간이 되어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점심식사를 먼저 해결하자!” 저의 일행의 의견에 따라 식당으로 향하였습니다. 점심 식사는 한식과 비슷한 간단한 식사를 하였는데 지금까지 중국의 식당에서는 한 가지 음식을 가져오면 그 음식을 먹고 난 다음 다른 음식을 내왔는데 한식과 비슷한 음식이다 보니 음식을 한꺼번에 가져다주었는데 즐거운 점심 식사를 하면서 저의 일행 중 한 사람이 어젯밤 호텔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는 바람에 저의 일행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제가 저의 둘째 처남과 모처럼 만나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 시간에 저의 일행 중 한 사람도 호텔 방에서 같은 방을 사용하던 짝꿍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출출해지면서 컵라면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 밤늦은 시간에 호텔리어에게 부탁 할 수도 없고 해서 한 사람은 호텔방에 남아있고

 


*용마루가 용의 형상이라고 하였는데 그 당시 일반 사람은 용의 문양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형식적인 용의 형상을 갖추고 용을 생각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한 사람은 직접 컵라면을 사러 항주의 거리로 나섰다고 합니다. 그러나 밤늦은 시간 말씨나 생활 습관이 다른 항주 거리에서 컵라면 파는 곳이 어디인지 쉽게 찾을 수가 없고 또 누구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하여 이슬비 내리는 항주 거리를 컵라면 파는 가게를 찾아 이곳저곳 정처 없이(?) 떠돌다 보니 우리나라의 슈퍼와 같은 곳을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말이 문제였습니다. 호텔에서는 간단한 영어와 한문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였지만 일반인은 한국말이나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이제 어떻게 해서 컵라면을 사야하나?”하고 연구를 하다 “옳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하고서 슈퍼의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컵라면과 간단한 간식거리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어 돈을 계산하는 카운터에 내려놓고 중국 돈 5십 위 엔짜리 지폐를 내놓았더니 물건 값을 계산하던 슈퍼의 직원이 잔돈을 거슬러주었습니다.

 


*비가 내리더라도 우산을 받지 않고 정원을 거닐수 있는 통로인데 용의 몸통 부분에 해당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흐! 흐! 흐! 역시 내 머리는 보통이 아니란 말이야! 말도 통하지 않는 중국에서 이렇게 컵라면을 사오다니 아마 짝꿍이 이것을 보면 깜짝 놀라고 말걸!”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호텔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는데 아무리 방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러도 호텔방에 남아있던 짝꿍은 문을 열어주려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새 깊은 잠에 빠졌나? 그런데 이제 어떻게 방으로 들어가지?”하다 호텔의 안내 카운터에 도움을 받기로 하고 안내 카운터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는 호텔리어에게 “내가 지금 내방의 방문이 잠겨있어 방으로 들어갈 수가 없으니 도와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러자 호텔리어가 “방이 몇 호실입니까?”하고 묻더랍니다. 그런데 갑자기 호텔방 번호가 생각나지 않는 것입니다. “어? 이상하다! 방금 전 내가 호텔방까지 다녀왔는데 왜? 갑자기 호텔방 번호가 생각나지 않지?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지?”하고

 


*정원의 연못인데 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사진 촬영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호텔 카운터 앞에 잠시 서 있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505호라는 호텔방 번호가 생각나더랍니다. 그래서 호텔리어에게 “파이브 제로 파이브 호(505호)”하였더니 호텔리어가 505호 투숙객 명단을 보더니“노~우!”하면서“505호실에는 여자 손님이 투숙하고 있으니 당신의 방이 아니다!”라고 하였답니다. “그렇지 않다! 505호실이 분명히 내방이다! 나와 함께 같이 가보자! 그 방에는 내 짝꿍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하자 호텔리어는 투숙객 이름을 불러주며 “당신의 이름입니까?”하고 묻더랍니다. “아닌데! 이상하다?”하고 가만 생각해 보니 505호는 계림에서의 호텔방 번호 같았답니다. “이제는 어떻게 하지? 이 사람이 짝꿍이 되었으면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지! 내가 방에 돌아가기도 전에 깊은 잠에 빠져 들게 뭐람!”하며 같은 방을 사용하던 짝꿍을 원망하고 있는데 그때 마침 저의 일행 중 한사람이 호텔의 문을 열고 들어오더랍니다.

 


*졸정원의 주인이 사용하였던 물건이라고 하여 메모하였는데 메모장을 찾지 못하여 설명해 드릴수 없어 죄송합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 같더라니 까요!”그래서 호텔방 번호를 확인해보니 방 번호가 505호가 아닌 1005호였다고 합니다. 1005호를 잠깐 사이에 잊어버리고 505호 착각한 저의 일행의 엉뚱함에 또 한번 웃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는데 “이제부터는 아무리 컵라면이 먹고 싶어도 밖에는 나가지 않겠어요! 또 어제 밤과 같은 사고가 나면 어쩌겠어요?”하기에 “이제는 사고 날 시간도 없네! 오늘 밤이 지나고 나면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갈 텐데 하룻밤 사이에 무슨 사고가 나겠는가?”하고 대답하면서 여행의 즐거움이 이런 실수에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중국 항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정원(拙政園)  (0) 2005.09.05
졸정원으로 가는 길  (0) 2005.09.02
중국의 부자들  (0) 2005.08.26
한국 여권(旅券)의 가치  (0) 2005.08.25
호구 탑  (0) 200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