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주

졸정원(拙政園)

큰가방 2005. 9. 5. 22:57
 

졸정원(拙政園)


저의 일행을 태운 버스는 드디어 졸정원에 정문 앞에 도착하였고 졸정원으로 입장하려는데 이미 그곳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의 일행들은 다른 관광객과 함께 졸정원으로 천천히 입장하였는데 졸정원은 처음 입장할 때 만해도 가이드의 장황한 설명을 들어서 그런지 그리 놀랍지 않은 정원 같았는데 차츰 이곳저곳을 돌아보면서 “졸정원을 지은 사람은 대관절 얼마나 큰 부자이기에 개인이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정원을 지을 수 있었을까?” 하며 감탄사를 연발하였고 처음 건물을 짓기 시작하면서 무려 16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결코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저의 일행을 안내하던 가이드가 저희들에게 무슨 설명을 하고 있는데도 옆에서는 중국인 가이드가 중국말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갖가지 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분재들이 여기저기 잘 배치되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었습니다.


큰소리로 설명을 하는 바람에 한국 측 가이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통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건물이라든가 창문 그리고 바닥이 모두 문양이 다른 디자인으로 아름답게 장식한 정원이라는 점과 그 시절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설계하였으며 특히 바닥을 조그만 돌로 예쁘게 문양을 만들 수가 있었을까? 그리고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면서도 돌아보면 볼수록 더욱 신비롭게만 느껴진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정원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무척 부럽다는 느낌을 가져보았습니다. 저의 일행이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을 때 저의 연수단 단장님께서 갑자기 큰소리로 “아니! 이런 나쁜 사람이 있나? 글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쩌면 그럴 수가 있느냐 말이야? 엉? 이 사람 정말 나쁜 사람이구만! 엉!” 하고 화를 내시는 바람에 깜짝 놀라

 


*조그만 하얀 조약돌을 세워서 깔아 놓은 바닥의 장식은 마치 고동의 껍질을 걷고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 단장님! 갑자기 누구에게 그렇게 화를 내고 계시는 겁니까? 저희들이 무슨 잘못한 것이라도 있어서 그러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아! 글쎄 생각해 보세요! 제가 지금 화가 안 나게 됐습니까? 이렇게 나쁜 사람을 보고 화를 내지 않으면 그건 사람이 아닌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하기에 “아니 단장님! 글쎄 누가 무었을 어떻게 잘못했기에 그렇게 화를 내시는지 이유를 말씀해 주셔야 할 것 아닙니까? 그렇게 혼자 화만 내고 계시니 저희들은 영문을 모르지 않습니까?” 하였더니 저의 단장님께서 빙그레 웃으면서 “아! 글쎄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정원을 아버지가 유산으로 물려주면서 ‘정원을 아름답게 잘 관리하라!’ 고 유언을 남겼으면 노름 같은 것은 하지 말고 정원을 끝까지 지켜야지 노름을 하여 삼년도 아니고 삼 개월도 아니고 그것도 단 삼 일만에 정원을 팔아먹었으니 그게 사람으로서 할 짓입니까?

 


*졸정원은 건물과 호수와 나무와 갖가지 수초와 분재 그리고 자연석 등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이었습니다.


이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까? 정말 그 사람은 졸장부 같은 사람입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하여 모두 “단장님 말씀이 맞는 말씀입니다! 옳소! 박수!” 하고 박수를 치고 있는데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아니? 저 사람들 지금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여?” 하는 어안이 벙벙한 눈초리로 저의 일행을 바라보기에 얼른 자리를 피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원은 비가 내리면 우산을 들지 않으면 산책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졸정원은 비가 오더라도 우산을 들지 않고 정원 전체를 산책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비가 내리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유리창에는 여러 가지 색과 갖가지 형태의 유리를 끼워 넣어 유리창을 통하여 연못으로 비가 떨어지는 모습을 여러 가지 색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졸정원을 나오던 길에 꽃이 너무 아름다워 촬영한 사진인데 꽃은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꽃인데 이름을 제가 아직 모르고 있답니다.


그리고 아까 버스에서 제가 설명해 드렸듯이 그 시절에는 일반백성들이 용의 문양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기 용마루를 자세히 보시면 형상이 용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용의 상징을 만들어 용마루에 올려놓고 생활하면서 왕헌신이라는 사람의 야망을 은연중에 드러냈었다고 합니다!” 하고 가이드께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가이드 선생님! 졸정원을 차분하게 모두 관람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하고 물었더니 가이드께서는 빙긋이 웃으며 “그것은 관광객 여러분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저의 생각으로는 하루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관람을 하셔야 졸정원에 대한 이해가 가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라고 대답하였는데 너무나 많이 몰려오는 관광객들의 틈에 밀려 저의 일행은 졸정원을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하고 그만 밖으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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