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주

거지 닭

큰가방 2005. 9. 25. 07:49
거지 닭


용정의 찻집에서 녹차를 마신 저의 일행은 통로를 따라 밖으로 나오고 있는데 통로는 관광객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연결되어 있어 찻집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밖으로 나오려면 반드시 매장을 통하여 밖으로 나오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여러 가지 많은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었는데 저의 조카에게 선물할 손목시계 하나를 집어 들고 “시계 값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한국 돈 이만 원!”이라고 대답하기에 “비싸~아!”하였더니 “안 비싸!”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비싸~아! 한국 돈 만원!”하였더니 “안 비싸! 한국 돈 이만 원!”하면서 처음에는 완강하게 시계를 만원에 팔지 않을 것 같던 매장의 직원이 제가 시계를 사지 않고 다른 매장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살그머니 시계를 내주면서“그럼 한국 돈 만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저의 조카에게 선물할 시계를 구입한 후 두 번째  매장에 들어섰는데 우리나라 경상도 말씨를 쓰는 고등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부산의 고등학교에서 현장 체험학습으로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왔다!”는 대답이었는데 두 번째 매장으로 들어서자 수많은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용정 녹차의 포장 케이스인데 우리나라 녹차 케이스와 비슷하였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의 직원들이 손님들 아무에게나 심지어 고등학생들에게도 “비아그라 있어요!”라고 외치는 바람에 민망함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중국에서는 고등학생들도 비아그라가 필요한 것인가? 아무리 장사라지만 고등학생들에게 비아그라 있다며 꼭 소리를 질러야 되는 것인가?”하는 생각을 하며 매장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는데 동물 뒷다리 훈제 고기 같은 것을 사라고 자꾸 조르는 바람에 곤란을 겪다 옆의 매장에서 야생국화 꽃잎을 말려놓은 것을 보고 “이게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야생국화 꽃잎을 말린 것인데 국화 꽃잎에 따뜻한 물을 부으면 국화 향이 진하게 우러나는 아주 좋은 차!”라고 설명하여 5천원에 두 봉지를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돌아와 저의 집에서 국화꽃잎 차를 마셔보려고 유리컵에 국화꽃잎 몇 송이를 넣고 따뜻한 물을 부었는데 물을 붓자마자 진딧물이 수 없이 떠올라 결국 국화꽃잎 차는 한잔도 마시지 못한 채 버리고 말았습니다.

 


*용정 녹차를 처음 재배하기 시작하여 널리 보급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뒷면에 중국어 설명이 써 있는데 무슨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용정의 찻집에서 녹차를 마신 저의 일행은 드디어 유명한 거지 닭을 먹어보기 위하여 식당으로 향하였습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우리나라 말을 사용하는 조선족 아가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아가씨는 생글생글 웃으며 저의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여 조용한 방으로 안내하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한식과 함께 거지 닭이라는 음식을 가져왔는데 크기가 어른 두 주먹을 합쳐 놓은 크기에 은박지에 싸져있었고 은박지를 벗기고 먹으라고 하여 은박지를 벗겨내었는데 닭은 은박지의 누런 기름에 쌓여 있는 것 같았고 향신료가 섞여있는 푸석푸석한 맛이 나는 제가 기대하였던 맛있는 닭고기는 아니었습니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더니 거지 닭이 그런 것 같다! 싱싱한 닭고기가 아닌 것 같다!”라는 저의 말에 저의 일행들도 모두 공감하면서 점심 식사를 하다 밥이 모자라는 것 같아 조선족 아가씨에게“아가씨! 여기 밥 좀 더 갖다 주세요!”하였는데 금방 밥을 가져와 식탁에 올려놓은 겁니다.

 


*용정의 녹차 밭인데 우리나라 녹차 밭과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와! 그 아가씨 동작 한번 빠르네! 밥을 가져다 달라고 하니까 1분도 안되어 금방 밥을 가져오네!”하고 이야기를 하였는데 저의 식탁 바로 옆에 앉아있던 저의 일행들은 “아니 여기 있던 밥이 금방 어디로 간 거야? 이상하다? 금방까지 있었는데!”하더니 제가 앉아있던 식탁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아니? 왜? 우리 밥을 가져간 거야? 밥이 부족하면 아가씨에게 더 달라고 하면 되지 그렇다고 우리 밥을 가져가?”하는 겁니다. “아니야! 밥을 더 갖다달라고 하니까 저 아가씨가 가져다 준거야!”하였더니 저의 일행 중 한사람이“아가씨! 금방 여기 식탁에서 밥 가져갔지요?”하고 묻자 아가씨는 여전히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습니다. “어쩐지 아가씨 동작이 너무 빠르더라니까!”하였더니 모두들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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