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자전거

"사탕 한 개만 더 줘!"

큰가방 2008. 5. 3. 21:06
 

“사탕 한개만 더 줘!”


아침시간 우편실에서 오늘 배달할 우편물을 정리하고 있는데 소통팀장께서“사탕 드세요!”하며 직원들에게 사탕을 몇 개씩 나누어주고 있었다. “이건 무슨 사탕입니까?” “지난번 화이트데이 때 남자 직원들이 저에게 선물한 사탕인데 지금까지 남아있어 나눠드리는 거예요.” “사탕을 얼마나 많이 받았기에 그때 사탕이 지금까지 남아있어요?” “그러니까요! 제가 워낙 미인이다 보니 인기가 너무 많아 정말 걱정이에요!” “에이! 아닌 것 같은데!” “정말이라니까요!”농담을 나누며


사탕 몇 개를 호주머니에 넣은 후 우편물을 정리하여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힘차게 우체국을 출발하였다. 시골마을을 향하여 달려가는 도로가의 벚꽃나무에는 엊그제까지 하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으나 이제는 모두 지고 파란 싹이 돋아나고 있었고 건너편 감자밭에는 지난 2월에 파종하였던 감자의 싹들이 파릇파릇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으며 여기저기 예쁜 미소를 지으며 노랗고 빨갛고 화사하게 피어있는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을 바라보며 이제 봄이 점점 절정을 향하여 열심히 달려가고 있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전남 보성 회천면 군농리 농소마을에 도착하여 얼핏 본 시간이 벌써 오후 5시가 넘어서고 있어 오늘 하루 일과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는데 회관 바로 옆집에 라면박스 보다 약간 더 크고 상당히 무거운 소포하나를 배달하려고 빨간 오토바이를 세우자 회관 앞 따스한 양지쪽에 영감님 한분과 할머니 네 분이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는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기에 그렇게 웃고 계세요?”


“날마다 하는 이야기 재미가 있으문 을마나 있것는가? 그란디 그 집에 반가운 선물 왔는가?”하고 영감님께서 물으셨다. “서울에서 소포가 하나 왔네요!” “지금 그 집에 사람이 암도 없는디 으째사 쓰까?” “아무도 안 계세요? 어디 가셨는데요?” “이 사람아! 가문 으디 가것는가? 요새는 바쁜 농사철인께 보나마나 논 아니문 밭으로 갔것제!”하시자 옆에 계신 할머니께서 “아제! 그 집 주인이 우리 조카 되는 사람이여! 그랑께 이리 갖다 놔 이따 주인 오문 내가 갖다 주껏잉께!”


“할머니 그런데 소포가 굉장히 무거운데 어떻게 갖다 주시려고요?” “소포가 무거우문 을마나 무겁것어! 걱정도 말고 이리 갖다 놔!” “정말 이라니까요. 너무 무거워 할머니는 못 들어요.” “그라문 으째야 쓰까?” “제가 마루에 놔두고 올 테니까 이따 주인오시면 집배원이 소포 두고 갔다고 말씀만 해 주세요!” “그라문 우리가 도둑놈 못 들어가게 여그서 지키고 있을랑께 꺽정말고 마루에다 갖다 놔!”해서 대문을 열고 소포를 마루에 놓아두고 밖으로 나왔는데 할머니 한분이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회관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여수 떡은 인자사 뭣하러 나와? 놀러 나오려면 진작 나와야지 우리는 맛있는 것 다 묵어 불고 인자 집에 갈 시간이 되었는디!” “그랬어? 맛있는 것이 뭣이 있었는디?” “그냥 맛있는 것 묵었어!”하시더니 영감님께서“어야! 우리가 여그서 소포 못 돌라가게 도둑놈 지키고 있는디 아무것도 없는가?”하셨다. “그럼 제가 준비해 온 게 있는데 한 개씩 드시겠어요?” “뭣인디 그런가?”해서 아침에 소통팀장이 나누어준 사탕을 한 개씩 나누어 드리며 “이 사탕은 굉장히 비싼 사탕이에요! 아시겠어요?”


“그란디 으째 이라고 사탕이 작단가? 꼭 생기다 말았구만!” “원래 비싼 사탕은 그렇게 작은 거예요!” “그런단가? 그런데 사탕이 너무 작아 입에 들어가다 말아 버렸네! 어이! 나 사탕 한 개만 더 주소!” “안돼요!” “그러지 말고 사탕 한 개만 더 주라니까!” “안돼요!” “으째 안된다고 그래싼가?” “사탕이 없는데 어떻게 더 드려요?”하며 호주머니를 까 보였더니 “허! 허! 허!”하고 웃던 영감님 “내가 웃자고 하는 소린께 오해하지 말소 잉!”

 

 *우리 사돈이 뭣을 보냈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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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가방이 우정사업본부에서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하는 블로그 콘테스트에 참여하다

 

보니 여러가지 자료 준비 등으로 인하여 여러분의 방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충분히 이해하여 주시고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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