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자전거

이름 없는 그림엽서

큰가방 2008. 10. 11. 18:50

이름 없는 그림엽서


오늘 내가 배달해야 할 우편물 중 강은아라는 사람이 보내온 수취인 이름은 없고 주소가‘전남 보성 회천면 화죽리 두곡마을’이라고 적어진 그림엽서 한 장이 도착되어 나와 같이 회천면 지역을 배달하는 동료직원은 혹시 강은아라는 사람을 알고 있는가? 싶어 물어보았으나 그런 이름을 아는 직원은 없어 ‘혹시 마을에서 문의하면 찾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두곡마을에 도착하여 마침 지나가는 영감님께“어르신! 혹시 강은아라는 사람아시겠어요?”하고 물었더니“강은아가 누군디?”


“엽서를 보낸 사람이 강은아라는 사람인데 받을 사람 이름도 없이 그냥 ‘할머니 할아버지보세요!’라고 써서 경기도 구리에서 발송한 엽서인데‘전남 보성군 회천면 화죽리 두곡마을’이라고 적혀있거든요. 그런데 혹시 어르신은 알고 계실까? 해서요!” “강은아? 우리 마을에는 강씨(姜氏)는 한 사람도 안 살고 있는디!” “강씨가 안 살고 있는지는 저도 알아요! 제 생각으로는 이 마을에 강씨는 한가구도 없으니까 발송인이 외갓집으로 엽서를 보낸 것 같거든요!


혹시 강은아 라는 외손자나 외손녀를 두고 있는 마을 어르신 안계실까요?” “글쎄 나는 잘 모르것는디 그란디 그 사람이 남자여? 여자여?” “그것까지는 저도 잘 모르지요! 그냥 강은아라고 만 적혀있는 걸로 봐서 여자 같기는 한데 정확히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라문 그 사람이 몇 살이나 묵었으까?” “필체로 봐서는 초등학교 5~6학년 아니면 중학생쯤이나 되겠는데요!”하였더니 영감님께서 빙긋이 웃으며“그래~에! 그란디 이 사람아! 자네도 생각해 보소!


내가 우리 친손자들 이름도 잘 모르는데 남의 외손지 이름까지 알고 있것는가? 안 그런가?” “하긴 그렇겠네요!”하고 영감님과 헤어진 나는‘가만있자! 이럴 때는 어떻게 하지? 옳지! 마을 회관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으니까 회관에 가서 물어보면 되겠다!’하는 생각으로 마을회관으로 가 보았는데 오늘따라 영감님 한분만 앉아계실 뿐이었다. “어르신! 혹시 강은아라는 이름 들어보셨어요?” “강은아가 뭐하는 사람인디?” “뭐하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고 제 생각으로는 학생 같기는 한데


경기도 구리에서 강은아라는 사람이‘할머니 할아버지께’라고 쓴 그림엽서를 한 장 보냈거든요. 그런데 받을 사람 이름도 번지도 없거든요. 그래서 혹시 어르신이 강은아라는 사람을 알고 계신가 싶어 물어보는 거예요!” “우리 동네에 강은아는 없고 문은아는 쩌어기 문경인이  그 집 딸이 문은아라고 부른갑데! 그랑께 그 집 가서 물어봐!” “그게 아니고 혹시 손자나 손녀 이름을 강은아라고 부르는 어르신 모르시겠어요?” “나는 잘 모르것는디! 무슨 편지를 우추고 보냈길래 그래싸~아! 어디 이리 잔 줘보소!”하며


그림엽서를 보여 달라고 하셨다. “바로 이 그림엽서거든요. 혹시 어르신이 아시겠는가 보세요!”하며 엽서를 영감님께 건너드렸더니 앞뒤로 찬찬히 살펴보신 영감님 “아니 무슨 편지를 이렇게 써서 보냈으까? 편지를 쓸라문 번지하고 이름은 꼭 써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요. 그런데 오늘은 마을 어른들께서 모두 어디 나가셨나요? 왜 어르신 혼자 여기 앉아계세요?” “요즘은 농번기라 바쁠 때 아닌가? 그랑께 모두들 논에 밭에 나간께 사람들이 통 안보이제!”하는 영감님을 뒤로하고 마을의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혹시“강은아라는 사람아시겠어요?”하며 마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문의하였지만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물어봐도 찾을 수가 없으니 이럴 때는 어떻게 하지? 오늘은 이미 받을 사람 찾기는 틀린 것 같고 내일 다시 물어봐야겠다!’하며 다음 마을을 향해 달려가면서‘내일은 혹시 엽서의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우편물은 수취인의 번지와 이름이 생명인데 왜? 저런 식으로 엽서를 보냈을까?’하는 생각을 하니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가을은 어디에서 오는 것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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