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이 타령
2001.6.4
계속되는 가뭄이 농민들의 속을 타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논에는 벌써 파란 모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어서 빨리 비가 많이 좀 와주어야 할 텐데!" 하는 농민들의 바람이 꼭 이루어 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날씨가 더우면 배도 더 빨리 고픈 것 같단 말이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배가 고플까?" 하면서 식당으로 향합니다.
그리고는 점심식사를 시켜놓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소형 화물 자동차 한대가 식당 앞에 정차하더니 남자 세 명이 내려서 식당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어~얼 씨구 씨구 들어간다~아 저~얼 씨구 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품바 품바가 잘이 한다!" 하면서 춤까지 덩실덩실 추는 겁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 식당의 주인아주머니에게 "아주머니 제 춤 솜씨가 어떻던가요?" 하면서 평가를 해 달라는 겁니다. "어이구! 아주 잘 하던데요!" 하시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씀에 "어이구 고맙습니다!" 하면서 자리 앉더니 자기네끼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지난번에 은수네 패는 말이야 고추 씨리즈로 인기를 얻었다던데 우리도 좀 해볼까?"
“근데 그건 좀 길어! 그러니까 조금 잘라내고 우리끼리 다시 각색을 해서 시간을 조금 줄여 보는 게 어때?” “아니야! 지난번에 전주에서 공연하는 것 보니까 별로 인기가 없던데!” “그쪽 패가 인기가 많으니까! 우리끼리 연구를 좀 해보자고 이제는 각설이도 한물이 간 것 같아!”
“그래! 이번에 레퍼토리를 좀 바꿔 보자고!” 하는 대화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 분들이 무슨 행사가 열리면 행사장에서 간단한 무대를 만들어 공연을 하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자기들 나름대로 무언가 레퍼토리를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저는 그 분들의 대화를 듣고 나서 이런 생각을 하여 보았습니다. “과연 나는 나와 내 직장을 위하여 무엇을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그저 시간이 가면 가는 대로 오면 오는 대로 살아오지는 않았는지!”하는 생각이 머리에 떠나지 않은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