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차 문에 끼인 아이

큰가방 2005. 4. 3. 10:57
 

차 문에 끼인 아이 

2001.6.19


풍성한 풍년을 예고하는 단비가 이제 그쳐가고 있습니다. 언제 우리가 비를 기다렸냐는 듯 "이제 비도 그만 왔으면 좋겠다! 비도 너무 많이 오니까 귀찮네 그려!" 하시는 영감님이 말씀이 어쩌면 지당하신 말씀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엊그제까지만 해도 비를 기다리던 마음은 이제 그만 이라는 말로 바뀌었으니 "인심은 조석 변이라 그러던 가요?" 그러나 이따금 소나기 성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마음은 더욱 조급하기만 합니다. 조금 이라도 비를 맞지 않으려는 마음에 때문에 급히 서둘다가 "이러다 내가 또 사고를!"


하는 마음이 들자 마음이 차분해 집니다. "이럴 때일수록 조심을 해야지!"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빨간 오토바이를 운전합니다. 그런데 “가만 이건 무슨 소리냐? 어디선가 어린아이 울음소리 같은데!" 하는 마음이 들자 잠시 오토바이를 세우고 길옆에 세워진 차 옆을 가만히 바라보니 차 운전석 문이 조금 열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린애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상하다! 저곳에 어린이가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막 그 자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신음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이상하다!" 하면서 차 문 옆으로 돌아가자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운전석 차 문에 어린아이가 끼어 울지도 못하고 이제는 지쳤는지 축 늘어져 있는 것 입니다. "아가야! 왜 그래? 이리 나와 아가야!" 하며 다급하게 차 문을 열고 어린아이를 차 문에서 빼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으앙!" 하며 큰소리로 울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우는 소리에 이제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다소 안심이 됩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가! 이제 울지 마! 괜찮니?" 하는 저의 말에 대답도 없이 그저 울기만 할 뿐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울음소리에 어디선가 아주머니 한 분께서 달려오시는 겁니다. 그러더니 저를 보고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아저씨~이! 왜 아이를 울리고 그래요!~요~옷!" 다짜고짜 화를 내시는 아주머니께 저는 그만 할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아니 아무리 어린아이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다짜고짜 화부터 내시는 아주머니께 뭐라고 설명을 하겠습니까? 그러나 누명을 쓰면 안 되겠다 싶어서 차분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이에게 확인을 합니다. "저 아저씨 말이 맞아? 엉?"


그러자 아이가 고개를 끄덕 끄덕 하는 것을 보더니 "그러면 아저씨에게 감사합니다! 해야지!" 하면서 무척이나 겸연쩍은 얼굴로 저를 바라보십니다. "사모님! 차에 어린아이 혼자 두지 마세요! 그러다가 잘못하면 사고가 나는 수가 있으니까요! 저 그만 가보겠습니다!” 하고 하늘을 쳐다봅니다. 비가 또 내리려고 합니다.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며 하늘에는 온통 먹구름이 가득 차 있습니다.



'작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들의 공격  (0) 2005.04.09
못 말리는 영감 님  (0) 2005.04.09
가뭄속의 분수  (0) 2005.04.03
할머니와 소나기  (0) 2005.04.03
막내 딸의 이름  (0) 200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