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고마운 큰사위

큰가방 2005. 4. 9. 22:25
 

고마운 큰사위

2001.7.10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늘은 여전히 뜨거운 태양이 며칠째 작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람이라도 조금씩 불어주는 것만이라도 고맙게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들녘에는 농약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어 풍년을 약속하는 예비 작업쯤으로 생각을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어르신 등기 우편물이 왔는데 도장을 한번 찍어주시렵니까?" "응 어디서 등기가 왔어?" "양금봉 씨께서 보내셨는데요!"


"응 그래 도장 찾기가 좀 그랑께 그냥 싸인 하문 으짜까?" "예 그러셔도 좋습니다. 여기에 싸인 좀 해주시겠어요?" 하면서 등기우편물 수령증을 내밀자 사인을 하시는데 아니 무슨 사인이 이렇게 생겼습니까? 글쎄 별 세 개를 가지런히 그려놓지 않았겠습니까! "어르신 사인 말고요 성함을 좀 써주십시오!" "아니 왜? 싸인 멋있고 좋은데 왜 또 이름을 쓰라는 거여?" "어르신 이렇게 해 놓으시면 나중에


등기우편물 배달 관계를 조회를 오면 누가 받으셨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성함을 좀 써 주시라는 겁니다!" "아니 누가 조회를 한단가? 본인이 받았으면 그만이지 안 그래?" "그래도 저희들이 나중에 보면 누가 받으셨는지 모르니까 성함을 써 주시라는 겁니다!" "음 그라문 할 수 없제" 하시면서 다시 이름을 써주십니다. "어르신 그런데 양금봉 씨가 누구 되세요?" "응 우리 큰 사위여 그란디 다달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


"아니 왜요?" "우리 큰사위가 공무원인데 봉급이 얼마나 된다고 매달 나한테 용돈을 보내니 미안해서 그래!" "예 그러시겠네요! 그러나 아무 말씀마시고 고맙게 생각하고 받아쓰세요!" "응 그래야제 그란디 아까는 미안했어! 내가 싸인을 한다고 했는디 장난 같아서 자네가 좀 이상했제?" "예 사실은 그랬지요!" "내가 옛날에 꿈이 스타 별을 단 장군이 꿈 이였다네! 그런데 장군은 커녕 시골에서 농사나 짓고 사는 농사꾼이 되었으니 그래서


싸인이라도 별을 그리고 있다네! 자네가 이해하소! 잉!" "예! 그러셨어요! 그럼 열심히 도전을 해보시지 그러셨어요!" "그런데 5.16 때문에 내 꿈이 산산조각이 났어! 그래서 이렇게 농사꾼이 되었지 아뭏든 고맙네! 수고하소! 잉!" "예!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러면서 한편으로 생각을 해 봅니다. 젊었을 때 장군이 되고 싶다는 꿈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라도 별을 그리시는 영감님이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는 생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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