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잘 살아도 내 조국 못 살아도 내 조국

큰가방 2005. 5. 26. 06:30
 

잘 살아도 내 조국 못살아도 내 조국


만리장성을 향하여 가던 중 도로가 막히기 시작합니다. 중국도 우리나라와 같이 출퇴근시간 때가 되면 도로가 잘 막힌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의 일행이 타고 있는 버스가 갑자기 반대 차선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어! 갑자기 차가 왜? 이러나?”하고 걱정을 하였는데 가이드의 말씀이 외국인이 타고 있는 관광버스는 편의를 위하여 반대 차선을 달려도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난리가 났을 것 같은데 누구 하나 경적을 울리거나 항의하는 차량이 없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가이드 선생님! 그러면 버스에 어떻게 외국인이 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나요?


*많은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한국인은 중국인과 비슷하기 때문에 중국인을 싣고도 외국인을 태운 것처럼 반대 차선으로 달릴 수 있지 않습니까?”하고 물었더니 저의 일행이 타고 있는 버스 출입구 유리창에 ‘우수 직원 단기 해외 연수’ ‘우정사업본부’라는 한글로 쓰여 진 푯말이 있기 때문에 금방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좌측에 보이는 건물들은 모두 외국의 대사관 건물입니다. 지금부터의 거리는 대사관 거리입니다. 한국 대사관은 지금 공사 중입니다” 하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다가 “가이드 선생님! 요즘 탈북자들은 많지 않나요?”하고 물었더니 “지금은 북한의 사정도 많이 좋아져서 탈북자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망루 처럼 보이는 장성의 꼭대기 부근입니다.


제가 두만강 쪽을 몇 번 가 본적이 있는데 북한과 중국 국경에서 북한군 병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병사들의 옷차림도 그렇거니와 발에 양말을 신지 않고 그냥 군화를 신고 다닙니다. 그런데 병사들이 먹을 것을 보면 그냥 낚아채서 달아나 버립니다. 그런데 어찌나 빠른지 도저히 잡을 수가 없습니다. 오죽 굶주렸으면 먹을 것을 낚아채서 도망을 갈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같은 민족으로서 서글픔을 느꼈습니다. 한번은 40대 후반의 아주머니 한분이 두만강을 건너 우리 조선족을 찾아왔습니다. 그 아주머니께서는 헌 옷가지와 식량을 도와달라고 해서 조선족들이 입던 헌옷과 식량 약 30kg 정도를 모아주었는데


*장성의 위 쪽으로 올라가는 길인데 굉장히 가파른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관광객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헌옷을 들고 갈수가 없자 차곡차곡 몸에 껴입기 시작하는데 무려 12벌의 옷을 껴입고 식량을 머리이고 어른의 배꼽까지 차오르는 차가운 두만강을 건너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돌아가지 말고 그냥 여기서 살지 그러냐고 하였더니 ‘잘 살아도 내 조국 못살아도 내 조국입니다. 그런데 지금 내 조국이 잘 살지 못한다고 내가 나의 조국을 버리면 누가 조국에 남겠습니까?’라고 말을  하더군요.”하고 말을 하는 가이드의 목소리가 조금 격양된 듯 한  떨리는 목소리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성벽은 마치 벽돌을 쌓아 올린 것 처럼 보였습니다.


“저의 조선족도 남한은 잘 살고 북한은 못산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똑 같은 우리민족이고 언젠가 통일이 되면 그때는 모두 똑 같이 잘 살 것이며 우리 민족은 더욱 강한 민족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민단과 조총련이 나눠져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똑 같은 한민족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을 끝맺었을 때 우리 일행은 가슴이 뭉쿨해 지면서 진정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힘찬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여기 저기 어디나 사람의 물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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