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주

한산과 십득

큰가방 2005. 8. 23. 00:32
한산과 십득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저의 일행을 태운 버스는 열심히 달린 끝에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한산사에 도착하였습니다. “한산사는 519년 양나라 때 세워진 고찰이며 당나라의 한산과 십득이라는 고승이 머문 적이 있었는데 그 뒤 한산이라는 고승이 이 절에서 주지를 지낸 뒤부터 한산사라는 이름이 붙여진 사찰입니다. 한산과 십득이라는 고승은 서로 사이가 좋을 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좋아서 남의 소원 들어주기를 무척 좋아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 분은 서로 내기를 하였다고 합니다. 내기는 다른 내기가 아니고 남의 소원을 많이 들어주는 내기인데 남의 소원을 많이 들어주면 들어줄수록 배가 더 커지면서 불러진다고 합니다.

 


*대낮에 사찰에서 향불이나 촛불을 켜고 있는 모습은 저도 처음 만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산사는 일반 사찰보다는 규모가 약간 작은 사찰이지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석가모니 불상이 모셔져 있는 사찰이기도 합니다. 또한 건축물 양식이 매우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며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출연하는 서유기에 나오는 삼정법사의 불상이 모셔져 있는 사찰이기도 한데 한산사에는 운하가 연결되어 있는 사찰이기도 합니다. 한산사에는 유명한 보명탑(普明塔)이 있으며 보명탑에 올라가면 소주의 운하와 시가지가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또 경내에서는 종을 치면 10년이 젊어진다는 종이 있는데 너무 오래되어 종을 치면 깨질 우려가 있어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유기의 주인공 삼장법사의 불상입니다. 제가 보기에 꼭 살아있는 스님 같았습니다.


또한 한산사에는 장계라는 사람이 지은 풍교야박(渢橋夜泊)이라는 시로도 유명한 곳인데 풍교야박이라는 시는 장계라는 사람이 과거시험을 보러 갔다가 세 번이나 낙방을 하여 운하를 이용하여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그가 탄 배가 풍교와 강교촌 사이에 머물렀을 때는 이미 밤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무척 괴로운 신음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이게 무슨 신음소리인가?’하고 알아보았더니 그 당시 낮에는 아주 힘든 노역(奴役)을 하며 살아가는 천민들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였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과거에 세 번이나 낙방을 한 장계라는 사람은 그 신음 소리를 듣고 더욱 마음이 괴로웠는데 그때 한산사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두드리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종인데 지금은 깨질 까 봐 울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냥 구경 만하였습니다.


수심에 차있던 장계는 한산사의 종소리를 들으며 이곳의 경치와 자신의 참담한 심정 그리고 낮에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무척 힘든 일을 하면서 밤이면 괴로운 신음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시를 한수 지었는데 그 시가 바로 저 유명한 풍교야박이라는 시입니다!”라는 안내를 받으며 한산사를 향하여 걷기 시작하였는데 저의 일행이 버스에서 내렸을 때는 마치 퍼붓듯이 내리던 비가 서서히 그치더니 이슬비로 변해 있었습니다. “하늘이 정말 무심하지는 않은가 봐! 신기하게 우리가 한산사로 가려니까 비가 그치네! 그려!”하는 저의 일행 중의 한사람의 말에 “제가 어젯밤 하느님께 오늘 비가 내리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거든요! 그래서 비가 그치는 거예요! 아시겠어요?”

 


*석가모니 불상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석가모니 불상을 모신 사찰이 별로 많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이 사람아! 기왕에 빌려면 오늘 한산사로 가니까 부처님께 빌어야지 그래야 완전히 비가 그칠게 아닌가! 하느님께 비가 내리지 않도록 해 달라고 비니까 내릴 비는 다 내리고 이제야 그치지 않은가? 앞으로는 비가 그치도록 빌려면 하느님께 빌 것인지 부처님께 빌 것인지 잘 살펴서 빌도록 하게 알았나?”하는 저의 말에 “아니야! 지금이라도 비가 그치니까 한산사를 구경할 수 있는 것이야! 자네 정말 수고했네! 수고했으니까 이따 점심시간에 자네는 밥을 두 그릇 먹도록 하게!”하는 바람에 폭소를 터뜨리며 한산사를 향하여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숲속으로 보이는 탑이 보명탑이라고 하였는데 저는 올라 가 보지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중국 항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구 탑  (0) 2005.08.24
한산사(寒山寺)  (0) 2005.08.23
소주  (0) 2005.08.21
중국 여행 중 궁금했던 점  (0) 2005.08.19
둘째 처남과 만남  (0) 200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