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아저씨께 집배원 아저씨께 어젯밤 아무도 모르게 찾아온 추위는 자신이 다녀갔음을 알리고 싶었는지 세수 대야에 담겨있는 물을 살짝 얼리더니 우리 집 조그만 텃밭에 하얀 서리를 가득 뿌려놓고 아침 해가 떠오르며 반짝거리는 모습을 보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아침부터 불어오기 시작한 강하고.. 빨간자전거 2007.12.16
미납된 재산세 미납된 재산세 “어르신! 어제 저에게 납부해 달라고 주신 재산세 있지요? 그것을 면사무소에서 다시 조회를 해 보았는데 이미 납부하셨다고 하네요. 여기 저에게 주신 재산세 2만 2천원 다시 가져왔거든요. 확인 한번 해 보시겠어요?” “그랬어? 그랑께 내가 재산세를 낸 것 같은디 독촉장이 나와서 .. 빨간자전거 2007.12.09
"그건 농담이에요!" “그건 농담이에요!” 오전 9시경 나는 오늘 우편물 배달하러 나가기 전 우체국 창구에서 어제 시골마을 주민들이 집배원에게 직접 건네주지 않고 우체국에 납부해 달라며 비닐봉지나 종이봉투, 그리고 전기, 전화, 건강보험료 고지서 안쪽에 지폐와 동전을 넣은 다음 돈이 빠지지 않도록 절반으로 접.. 빨간자전거 2007.12.02
"더 놀다 가랑께!" “더 놀다 가랑께!” 오늘도 나는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시골마을의 우편물을 배달하다 보니 어느새 전남 보성 회천면 율포리 장목 마을에 도착하여 이집 저집으로 우편물을 배달하다 마을 가운데쯤 살고 계시는 할머니 댁 우편 수취함에 우편물을 넣고 막 돌아서려는데‘덜컹’하고 방문이 열리더.. 빨간자전거 2007.11.24
뼈 없는 감 뼈 없는 감 11월 중순으로 접어들었으면서도 여전히 따뜻했던 날씨가 고교 3학년들의 수능시험일인 오늘은 어디선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싸늘해지기 시작하였으나 시골의 들판에는 많은 아낙네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전국 각지로 팔려나가 맛있는 음식으로 또는 양념으로 식탁에 .. 빨간자전거 2007.11.17
미운 아제? 미운 아제? 며칠 전 금방이라도 떠날 것 같이 차디찬 날씨를 보였던 가을이 아직은 더 우리 곁에 머물고 싶었던지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이 지난 오늘도 내가 빨간 오토바이에 적재함에 우편물을 가득 싣고 시골마을 가정으로 배달하기 위하여 달려가며 바라 본 넓은 들판 건너 높은 산에는 이.. 빨간자전거 2007.11.10
아들의 음주운전 아들의 음주 운전 어젯밤 늦게부터 불어오기 시작한 찬바람은 그동안 우리 곁에 머물러있던 가을을 쫓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길가에 길게 늘어서있는 가로수의 푸른 옷을 노란 빨간 옷으로 바꾸어 입히더니 그것도 모자라 한잎 두잎 나뭇잎을 빼앗아 어디론가 멀리 날려 보내고 있으며 도로 옆 언덕위.. 빨간자전거 2007.11.04
"제가 안 그랬어요!" “제가 안 그랬어요!” 10월의 중순에 접어들면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오늘도 드넓게 펼쳐진 맑고 파아란 하늘에는 뭉게구름 한 조각이 두둥실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으며 시골마을을 이어주는 한적한 농로 길에는 하얀, 연분.. 빨간자전거 2007.10.29
할머니 농군(農軍) 할머니 농군(農軍)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곳이 많겠으며 비가 그치면서 날씨가 추워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나들이하실 분들은 옷차림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으나 내가 우편물을 정리하여 우체국 문을 나설 때 까지는 맑고 청명한 가을하늘이 훤히 보이는 날씨였는.. 빨간자전거 2007.10.21
"있을 때 잘해!" “있을 때 잘해!” 나는 오늘도 빨간 오토바이 적재함에 행복이 담긴 우편물을 가득 싣고 시골마을을 향하여 우체국 문을 힘차게 출발하였다. 시골마을로 향하는 도로 옆 들판에는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맑고 청명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오늘도 농부들은 누렇게 잘 익어 고개 숙인 벼를 콤.. 빨간자전거 2007.10.13